관광객 전문 대만 ‘택시 투어’ 기사, 한국 여성 2명 수면제 먹인 후 성폭행

입력 2017-01-15 21:23
한국인 여성 관광객 2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만 택시 기사와 그의 차량. 블로그 캡처

대만의 택시 기사가 현지를 여행하던 한국인 여성 2명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외 관광객이 많이 타는 ‘택시 투어’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대만 여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만 중앙통신은 15일 A씨 등 한국인 여성 2명이 지난 12일 오후 9시쯤 타이베이에서 택시 기사 잔(詹·39)모씨가 건넨 요구르트를 마신 뒤 정신을 잃고 성폭행 당했다고 보도했다. 앞좌석에 탔던 일행 B씨는 요구르트를 다 마시지 않아 화를 면했다.

대만을 여행하던 A씨 일행 세 명은 택시관광 업체 ‘제리(Jerry)’의 택시 투어 프로그램 일환으로 이날 오후 6시20분쯤 완화(萬華)구에서 스린(士林) 야시장까지 이동했다. B씨는 택시가 야시장에 도착하자 뒷좌석 일행을 깨웠지만 반응이 없자 잠든 것으로 알고 이들을 택시에 둔 채 오후 8시20분부터 한 시간 정도 야시장을 구경했다.

이후 일행은 호텔로 돌아왔으나 A씨 등 요구르트를 마시고 잠든 두 명은 이튿날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A씨 등은 택시에서 성폭행 당한 것 같다며 국내 대만 여행 전문 카페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지난 14일 오전 3시40분쯤 타이베이 주재 한국대표부에 신고하고 이어 현지 경찰에도 신고했다.

현지 경찰은 14일 잔씨를 소환해 주사기로 수면제를 탄 요구르트를 A씨 일행에게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피해자들의 혈액에서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잔씨를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구속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택시 투어는 하루 종일 택시를 타고 다니면서 대만의 주요 관광지를 다 둘러볼 수 있어 관광객들이 선호해 왔다. 특히 현지 업체들은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네이버 톡톡이나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 등 한국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예약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