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월세에 큰 희망… 교계도 관심을”

입력 2017-01-15 21:00 수정 2017-01-18 14:38
지난 11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모래내로 달팽이집 2호를 탐방한 기독 청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희년함께 제공
지난 11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모래내로 달팽이집 2호.
지난 11일 저녁 4층의 한 조합원 거실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기독시민운동단체인 희년함께와 기독청년아카데미 등에 소속된 기독청년 20여명이 달팽이집을 방문했다. 달팽이집 운영 방법에 대해 들으며 기독청년의 주거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청년이 보통 서울의 원룸이나 고시원에서 살려면 월 30만∼40만원을 내야 한다. 환경도 쾌적한 편이 아니다. ‘서울살이’를 하던 지방 출신의 청년들은 주거문제에 심각성을 느꼈고 청년을 위한 공공주택의 사례를 만들기 위해 2014년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가지며 의기투합했다. 70여명의 조합원들이 출자금을 낸 씨앗으로 서울 서대문구 모래내로의 한 주택에 있는 2∼3개 방을 청년들에게 공급했다. 달팽이집 1호는 이렇게 세워졌다.

달팽이집 2∼6호는 조합원의 출자금과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달팽이펀드, 빈집리모델링 프로젝트 등 민관 및 시민사회 협력 등으로 청년의 주거문제를 해결했다. 현재 200명 이상의 청년 조합원들이 협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달팽이집에는 50여명의 조합원들이 거주하고 있다. 협동조합 성은혜 팀장은 “이곳에 살면서 경제적 부담을 덜은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여유 있게 찾고 또래들과 활발하게 정보교류를 하면서 취업 등의 좋은 일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청년들은 정보공유는 물론 함께 신앙 이야기도 할 수 있는 믿음의 공동체나 학사관 등의 필요성을 나눴다. 특히 서울 강북구 ‘밝은누리 인수마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1991년 최철호 밝은누리 대표는 기독교 대안 공동체인 ‘밝은누리’를 설립했다. 150여명의 주민들은 어린이집과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점심과 저녁마다 공동밥상을 운영한다. 80여명의 청년들은 3∼4명씩 ‘공동체방’에 거주한다. 청년들이 함께 주거 공간 비용을 마련하고 생활비 등을 협의하는 구조로 공동체방은 운영된다.

경제NGO 간사인 윤은주(냇가교회·여)씨는 “기독 청년들 역시 주거 문제로 고통 받고 있다. 교회들이 학사관이나 공동체 설립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인곤 기독청년아카데미 사무국장은 “교회가 학사관 등으로 청년·대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지원할 때 단순히 주거비 절감의 측면에서만 접근해선 안 된다”며 “청년들의 생활 관리 등을 돕고 청년들이 다른 구성원과 잘 살며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도록 조건 없이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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