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潘 혹독한 검증 필요… 당의 문은 열려 있다”

입력 2017-01-15 18:03 수정 2017-01-15 21:31
박지원 신임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두 팔을 들어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고양=김지훈 기자
국민의당 박지원 신임 당대표의 취임 일성은 선(先) 자강론이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외부 대선 후보들도 국민의당에 입당해 경선할 경우에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선 룰 논의는 뒤로 미뤄 협상 여지를 남겼다. 대표적 연대·통합론자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제3지대 정계개편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신임 대표는 15일 전국당원대표자대회(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자강론이 있어야 연대론이 성립된다”며 “당을 튼튼히 하고 우리 후보를 키운 뒤 당의 문을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과의 이른바 ‘뉴DJP 연합’에 대해서도 “내가 연대론을 말한 게 아니라 반 전 총장 측 인사가 그런 의사를 밝혀왔다는 것을 거듭 말한다”며 “나는 그러한 것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의 경우 혹독한 검증이 필요하다. 우리 당에서 경선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문이 열려 있다”면서도 “경선에 대해 어떤 조건을 붙인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당이 추진 중인 대선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정치공학적 밀실 협력도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 대선 경선 룰 협상에 대해선 “당내외 분들의 출마 여부가 결정되면 함께 논의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며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당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는 4·13총선 리베이트 의혹을 꼽았다. 박 신임 대표는 “정치검찰에 의해 조작된 리베이트 사건이 직접적 (지지율 하락) 원인”이라며 “(1심에서) 전원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우리 당의 새정치 지향 목표는 사법부에 의해 확립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떨어지는 호남 지지율에 대해서도 “모든 분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호남 민의가 그대로 지켜지고, 우리 당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직접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 지지를 받지 못한 야당이 승리한 적 없다”면서 “지지 기반을 튼튼히 하면서 외연 확장에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박 대표는 당직 인선, 조직 정비를 통해 당을 대선 체제로 전환하는 등 분위기를 쇄신할 예정이다.

박 대표 체제 하의 국민의당은 호남당이냐 전국정당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전국정당화가 필요하지만 호남 지지율이 민주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조사 결과도 최근 나왔다. 전대에서 선출된 5명의 신임 지도부 면면에도 이 같은 당 상황이 반영돼 있다. 호남 출신 3명(박지원 황주홍 손금주)과 수도권 출신 2명(김영환 문병호)은 각각 호남 민심 회복, 전국정당화라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국민의당 정권교체 플랜의 핵심은 외부 세력과의 연대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한 당직자는 “강한 대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안철수+α’론을 내놓았다. 하지만 자강에 실패할 경우 당 대 당 통합 논의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반 전 총장이 현재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세력을 착실히 불린다면 국민의당이 입당만을 고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조기 대선 정국인 만큼 전대는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당 대선 주자인 안철수 천정배 전 대표가 단상에 올라서자 환호성이 터졌다. 1만여명의 당원이 8000석 규모의 좌석을 전부 메웠다. 행사가 시작되고 후보자들이 단상에 올라설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고양=문동성 고승혁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