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수입차 판매 증가세가 8년 만에 꺾였다. 지난해 이들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약 14% 줄며 다시 2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1년간 국토교통부에 새롭게 등록한 시가 1억원 이상 수입자동차는 1만9660대로 2015년 2만2844대보다 13.9% 줄었다. 그중 1억5000만원 이상 차량은 같은 기간 9134대에서 7422대로 더 큰 폭인 18.5% 감소했다.
그동안 억대 수입차 신규 등록이 전년도보다 줄어든 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이 유일했다. 이 등록대수는 2009년부터 다시 매년 늘어 2015년에는 대수로나 증가율로나 사상 가장 큰 폭인 52.5%(7868대) 증가하며 처음 2만대를 넘겼다. 이때 늘어난 차량 중 44.7%인 3518대가 대당 1억5000만원 이상이었다.
억대 수입차 판매 감소는 전반적인 시장 부진과 함께 지난해 1월부터 시행한 ‘무늬만 법인차’에 대한 규제 강화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업무용 차량은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업자들이 불필요하게 비싼 차를 구매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2012년부터 40% 안팎을 유지해온 법인 명의 수입차 비중은 2015년 39.1%에서 지난해에는 사상 최저인 35.7%로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1, 2위인 벤츠와 BMW를 업무용으로 등록한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54.4%에서 42.1%로, 46.0%에서 40.0%로 줄었다.
다만 초고가로 분류되는 수억원짜리 수입차의 법인 구매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초고가 수입차는 대부분 고성능 스포츠카여서 업무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롤스로이스 53대 중 1대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회사차로 등록됐다. 법인 명의로 등록된 람보르기니는 2015년 3대에서 지난해 16대로 급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억대 수입차 내달리기 멈칫… 8년 만에 판매 증가세 꺾여
입력 2017-01-15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