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신영복 추도, 潘-박세일 조문… 다른 행보

입력 2017-01-15 17:34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2위를 다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각각 추도식 참석과 빈소 조문을 했다.

문 전 대표는 20여년 수감생활 동안 쓴 옥중서한을 엮은 산문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유명한 진보지식인이자 경제학자인 신영복 선생 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반 전 총장은 ‘중도보수’ ‘개혁보수’의 길을 걷다 지난 13일 위암으로 별세한 고(故) 박세일 전 서울대 명예교수의 빈소를 찾았다. 추모의 마음은 같았지만, 추모 대상은 대조적이었다.

문 전 대표는 성공회대 성미가엘 성당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추도사에서 지난 대선 당시 신 선생이 자신의 슬로건이었던 ‘사람이 먼저다’ 휘호를 써줬다고 소개했다. 대선 패배 후 신 선생이 “압도적인 보수지형 속에서 짧은 기간에 그렇게 많은 득표를 했으면 이긴 거나 진배없다. 그대로 변함없이 쭉 나가면 다음엔 꼭 이길 거야”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는 “내년 2주기 추도식 때는 선생이 늘 강조하셨던 ‘더불어숲’이 이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대선 승리 의지를 다졌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4일에는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식과 문익환 목사 23주기 추모식에 잇따라 참석했다. 전통적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반기문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세일 명예교수의 빈소를 조문했다. 박 명예교수와 반 전 총장은 김영삼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사회복지수석과 의전수석·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인연이 있다. 반 전 총장은 유가족과 일일이 악수했다. 하지만 상가(喪家)임을 감안해 기자들에게 특별한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장례식장을 떠났다.

조문을 함께했던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반 전 총장이 고인을 ‘민족지사 같은 분’이라고 추모했다”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이 귀국 전 미국에서 고인에게 전화를 했으나 고인의 병세가 깊어 통화가 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