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민씨가 생전 육영재단 직원들에게 “나는 하나님과 직접 교신하고 있다”며 “곧 세상이 바뀌고 근화교회가 전 세계를 장악한다”고 ‘설교’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육영재단 직원들은 최씨의 행태가 기독교를 가장한 사이비 종교라고 비판했으나 이사장이던 박근혜 대통령은 오히려 직원들을 강제 해직시켰다.
당시 육영재단 직원들이 최씨 부녀의 전횡과 사이비 행각에 반발해 작성했던 성명서 원문과 근화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해동총회’ 행사 사진을 15일 국민일보가 입수했다. 근화교회는 박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80년대 말 서울 광진구 어린이회관 내에 설립한 사이비 종교시설이다. 최씨는 매주 토요일 직원들을 이곳에 불러모아 강제로 기독교식 종교행사를 열었다.
90년 10월 육영재단 직원들은 ‘최씨가 육영재단과 어린이회관을 오직 자기 자신의 욕망과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개인왕국으로 차지하려고 획책했다’고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직원들은 근화교회도 겉모습만 교회일 뿐 실은 최씨가 교주처럼 행세한 사이비 종교단체라고 비판했다. 직원들은 성명서에서 “최태민은 어린이회관을 마치 자신의 사교 장소처럼 이용하고 어린이 교육장인 근화원에 근화교회를 설립해 전 직원이 매주 토요예배에 강제 참석케 하고 자신을 우상화하는 교육을 시켰다”고 폭로했다. 우상화 교육의 내용은 허무맹랑했다. “그는 ‘1991년 9월이면 세상이 바뀌고 근화교회가 전 세계를 장악한다’ ‘나는 하나님과 직접 교신하고 있다’고 전 직원에게 떠들어댔다”고 직원들은 고발했다.
최씨는 당시 자신의 호인 ‘해동’을 따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해동총회’라는 종교단체도 설립했다. 이는 자신이 속해 있던 예장종합총회에서도 모르던 일이었다. 예장종합총회 전기영 목사는 “근화교회에도 여러 명의 목사가 있었는데 별도로 교단을 설립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90년 6월 11일 열린 ‘해동총회 목사 임직식’ 사진에는 손미자씨 등 3명의 전도사에게 최씨가 목사직을 주는 모습이 찍혀 있다. 손씨는 어린이회관 과학과장으로 애초 최씨를 규탄한 구사(救社)위원회에서 활동했으나 이후 최씨 편으로 돌아서 어린이회관 관장과 영남대 이사까지 지낸 인물이다.
육영재단을 숙주로 삼아 교회를 설립하고 교단까지 만들어 ‘세계장악’을 꿈꿨다. 최씨는 93년에는 서울 강남에 해동신학교까지 설립했으나 94년 그가 사망한 이후 문을 닫았다. 현재는 그의 딸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국정을 농단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지방 김판 기자 fattykim@kmib.co.kr
[단독] “박근혜가 강제 해직” 육영재단 해직자들 증언 나왔다
입력 2017-01-15 17:38 수정 2017-01-15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