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한어병음 창안자 저우유광 112세로 타계

입력 2017-01-15 19:09

중국어 발음기호인 한어병음을 개발한 언어학자 저우유광(周有光)이 14일 오전 베이징 셰허병원에서 별세했다고 관영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112세 생일을 보내고 하루 만이다. 저우유광이 개발한 한어병음은 중국어를 로마 알파벳으로 표기한 현대식 발음 표기법으로 국내 문맹퇴치와 중국어 세계화에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고 있다.

저우유광은 청나라 말 광서제 32년인 1906년 1월 13일 장쑤성에서 태어나 격동의 중국사를 몸소 겪었다. 23년 최초의 서양식 대학인 상하이 세인트존스대에 입학해 경제학과 언어학을 공부했다. 33년 결혼식을 올리고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49년부터 상하이 푸단대에서 교수를 맡아 경제학을 연구했다. 54년에는 문자개혁 관련 논문을 출판한 이력을 바탕으로 문자개혁위원회에서 한어병음방안위원회 위원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병음 연구를 시작했다. 병음 개발뿐 아니라 보급에도 힘썼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중국에서 병음이 개발되기 전 문맹률은 85%에 육박했지만 보급 후 거의 사라졌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중국어를 손쉽게 입력할 수 있는 것도 병음 덕이다. 큰 공을 세우며 ‘일대의 걸출한 지식인’으로 존경받았지만 60년대 후반엔 ‘반동분자’로 찍혀 북서부 닝샤로 추방돼 교화 대상이 되기도 했다.

권준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