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하나의 중국은 중·미 관계의 기초”라며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나의 중국’을 고삐로 중국을 길들이겠다는 속내를 두고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전적으로 지지하진 않는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차기 정부의 외교정책을 묻는 질문에 “‘하나의 중국’을 포함한 모든 것이 협상 대상”이라면서 기존 외교노선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으면서 대만과 관계를 단절했다.
이에 루캉은 성명을 통해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다. 대만은 중국 영토의 양도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다. 이는 국제사회가 공인했고 누구도 바꿀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루캉은 양국 정부가 합의한 미·중 간 3개의 공동선언 원칙을 준수하라고도 촉구했다. 미·중은 72년, 79년, 82년 세 차례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했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 대만을 ‘외교카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37년간 이어져온 관례를 깨고 차이잉원(사진)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당시 트럼프는 “미국은 대만에 수십억 달러의 군사 장비를 수출하면서 축하전화조차 받지 못한다니 흥미로운 일”이라며 비판 세력의 반발을 비꼬았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트럼프, “하나의 중국, 협상 대상”… 中 “대만은 중국 일부” 반발
입력 2017-01-15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