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風 막아라”… 文, 눈만 뜨면 ‘3대 우위론’

입력 2017-01-16 05:09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준비된 후보론’을 연일 설파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신년 초부터 확산된 ‘문재인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는 1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 ‘더불어포럼’ 창립식에서 “제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임자”라며 “제 목숨을 걸고 정의로운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문 전 대표는 ‘준비된 후보론’의 첫 번째 근거로 자신을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개혁·변화의 최적임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민주화운동 때부터 인권변호사를 거쳐 정치인이 된 현재까지 일관되게 세상을 바꾸려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여권 텃밭인 영남 출신으로 노무현정부 출범 전까지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온 이력을 감안하면 개혁 의지가 가장 강하다는 설명이다.

문 전 대표는 또 자신은 검증이 끝난 사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노무현정부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털어도 털어도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도덕성을 부각시켰다. 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15일 “(2012년 총선·대선에서) 검증할 만큼 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나오는 검증 얘기는 모두 재탕”이라고 자신했다.

문 전 대표의 세 번째 자신감은 노무현정부 청와대 경력과 2015년 당대표 경험에 기인한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비서실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비상시국’인 현재 상황에서 국정 운영에 가장 강점이 있다는 논리다. 그는 “이번 조기 대선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과정이 없기 때문에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직무가 시작된다”며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으면 대통령직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사회 원로와 문화계, 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지지자 그룹 ‘더불어포럼’도 발족시켰다.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이 상임고문을 맡았고 프로야구 옛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역임한 김응용씨, 안도현·황지우 시인 등이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문 전 대표는 김 전 감독 영입과 관련해 “만루홈런을 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설 명절을 앞두고 대세론 굳히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17일쯤 대선 정책 비전 등을 담은 대담집을 발간하고, 18일엔 일자리 관련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설 밥상’ 이슈를 선점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후발주자들에게 ‘역전의 기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최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 보수 진영이 제기한 ‘문재인 안보 불안론’을 의식한 듯 사드(THAAD) 배치에 대해 다소 물러선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서울 성공회대에서 열린 신영복 선생 1주기 추도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 강행이나 취소 등 어떤 방침을 갖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다음 정부에서 합리적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 간 이미 합의가 이뤄진 것을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