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 뚫고 전한 나눔의 온기

입력 2017-01-15 19:10 수정 2017-01-15 21:14
최삼규 사장(가운데)을 비롯한 국민일보 임직원·가족 80여명이 올 들어 가장 추웠던 14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누군가에게 연탄은 ‘금탄’이다. 추운 겨울을 데울 유일한 난방수단이면서 이웃과 나누는 값진 온정이기 때문이다. 14일 서울 최고지대 달동네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의 집집마다 금탄이 배달됐다.

국민일보 최삼규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가족 80여명은 이날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과 함께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사랑의 연탄 후원 및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에너지 빈곤층 14가구에 연탄 150장씩 전달했다. 150장은 한 가구가 한 달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임직원들은 영하 10도로 떨어진 혹한의 날씨를 뚫고 연탄 나르기에 열중했다. 손가락, 발가락이 곱는 추위에도 연탄 개수를 세는 목소리는 경쾌했다. 수십명이 적게는 2장, 많게는 7장을 지게에 지고 꼬불꼬불하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렸다. 같은 길을 여러 번 오가는 동안 얼굴에는 시커먼 검댕이 묻었다. 임모(73) 할머니는 연탄이 들어오는 기척을 느끼곤 문을 열고 나왔다. 허리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다가 며칠 전 퇴원했다는 임 할머니는 “익숙한 소리가 들려서 나왔다”며 “추운 날씨에 정말 고맙다”고 했다.

최 사장은 “동장군이 맹렬한 겨울 한복판에 어려운 이웃들을 돕자는 취지로 이렇게 모였다”며 “연탄은행과 국민일보 임직원이 함께 봉사를 하게 돼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는 “1∼3월은 연탄 보릿고개로 불릴 정도로 연탄 후원이 거의 없다”며 “(에너지 빈곤층이) 올 겨울을 나려면 150만장의 연탄이 더 필요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대통령 탄핵 사태 등으로 연탄 후원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연탄은행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탄 후원 및 봉사활동은 ‘국민일보와 연탄은행이 함께하는 365일 희망,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1998년 설립된 연탄은행은 기독교 신앙과 시민운동 정신을 바탕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음식과 연탄을 제공해 왔다.

글=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