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파악한 사실관계에 비춰볼 때, 거짓말을 너무 단호하고 명확하게 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관계자는 14일 김경숙(62)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업무방해·위증 혐의)을 청구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전 학장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학사비리를 주도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는 지난 12∼13일 특검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검팀은 김 전 학장이 수사팀이 제시한 각종 증거에도 모르쇠로 일관해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유방암 투병 중인 김 전 학장에 대해 영장 청구 강수를 둔 이유다.
남궁곤(56·구속) 전 이대 입학처장 등은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 혐의 등은 특검 조사에서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15일 “김 전 학장은 위증 부분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거짓말을 워낙 진짜인 것처럼 하고 있어서 증거인멸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구속된 류철균 이대 교수는 “김 전 학장이 암 투병 사실까지 밝히며 정씨를 잘 봐달라고 해 거절하기 힘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전 학장은 지난달 15일 청문회에서 “정유라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다”고 했다.
김 전 학장의 구속 여부는 17일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류 교수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리를 맡는다. 특검팀은 최경희 전 이대 총장도 조만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의 최정점으로 꼽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번 주 잇달아 소환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14일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불러 블랙리스트 작성 및 지시 주체 등을 따져 물었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거짓말을 진짜처럼…” 뻔뻔한 김경숙
입력 2017-01-15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