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뛴 ‘손’… 주전 싸움서 밀렸나

입력 2017-01-16 00:09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사진)이 또 경기 종료 직전 투입됐다.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 주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스리백 시스템’에서 손흥민은 주전 자리를 잃어 버렸다. 교체로나마 매 경기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토트넘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홈경기에서 세 골을 몰아친 해리 케인의 활약을 앞세워 4대 0으로 대승했다. EPL 6연승을 질주한 토트넘은 13승6무2패(승점 45)를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리버풀(승점 44)을 제치로 2위로 올라섰다. 케인은 리그 13번째 골을 기록하며 디에고 코스타(첼시·14골)에 이어 득점 공동 2위로 도약했다.

첼시와의 EPL 20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투입돼 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던 손흥민은 이번엔 후반 44분 교체 투입돼 3분 가량 뛰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6골 5도움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최근 선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이 스리백 카드를 계속 꺼내들고 있기 때문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해 11월 6일 아스날과의 11라운드부터 스리백을 본격 가동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6경기에서 두 차례 포백을, 4차례 스리백을 사용했다. 포백 경기에서 6득점 2실점을 기록한 데 반해 스리백을 사용한 4경기에선 13득점 1실점이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축구를 했다”며 “우리 팀의 경기력은 최고였다. 좋은 말밖에 할 게 없다”며 스리백 시스템을 당분간 가동할 것임을 시사했다.

윙어가 없는 3-4-2-1 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이 뛸 수 있는 곳은 원톱뿐이다. 하지만 원톱은 부동의 스트라이커 케인이 버티고 있다. 손흥민은 백업 자원으로 떨어졌지만 최근 각종 대회에서 16경기 연속 출전하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시즌 8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손흥민의 경기 감각을 계속 유지시키기 위해 짧은 시간이라도 그라운드에 내보낸다. 리그뿐만 아니라 FA컵과 유로파리그까지 굵직한 일정을 병행해야 하는 토트넘은 케인-알리-에릭센으로 이어지는 공격진을 매번 가동할 수 없다. 이들 중 일부가 부상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포체티노 감독에게 손흥민은 비상 상황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