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목표를 달성하려면 자제력·절박감 가져라”

입력 2017-01-13 21:19 수정 2017-01-14 00:51
삼성 이승엽이 13일 열린 2017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후배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자제력과 절박감을 가져라.”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은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숱한 대기록은 둘째치고 꾸준한 자기관리와 성실함의 대명사다. 13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2017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 특별 강사로 나온 이승엽은 왜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지 몸소 보여줬다.

이승엽은 약 50분 가량 선배로서 10개 구단 130명의 후배들에게 진솔한 조언을 해줬다. 그는 후배들이 자제력과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스프링캠프에 가면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 똑같은 스케줄을 받는다”면서 “그러나 똑같이 끝내면 안 된다. 잠과 술, 친구 조금씩 자제해야 한다. 똑같이 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절박감을 가져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의 일화도 소개했다. 이승엽은 “나도 어렸을 때 게을렀다. 오늘 할 일을 내일 하자고 생각했다. 그때는 몸이 좋아서 그런 게 가능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했다. 그는 “30대가 되면서 일본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내가 최고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많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내가 어린 선수들과 똑같이 하면 분명 뒤처진다. 여러분과 저는 분명한 라이벌”이라며 “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경기 중에라도 안 풀리면 배팅 연습을 하고, 비디오 분석실에서 분석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엽은 슬럼프 극복에 대한 조언도 했다. 그는 “22년을 해 본 결과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그냥 야구를 놔버리고 기분전환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친 듯이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력’이 슬럼프 극복을 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쉬고 싶으면 쉬고, 하고 싶으면 해라. 그런데 쉬면 그때는 행복하다. 그러나 미친 듯이 연습한 사람보다는 원상태로 돌아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미친 듯이 야구에 몰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끝으로 “지치고 힘든 일이 많을 것”이라며 “그 때마다 주위를 둘러보라. 부모 형제가 지켜본다고 생각하고, 행동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자”고 당부했다.

이승엽은 강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프로에선 책임이 뒤따른다는 걸 알아야 한다. 항상 신중하게 언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고스톱, 포커 칠 줄 안다. 그러나 프로는 자제력이 있어야 한다”며 “승부조작을 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신인들이 그저 야구에만 몰입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또 “뛰어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사람에게 약속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올해를 마치고 은퇴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에선 2011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영구제명된 박현준(31·전 LG 트윈스)도 강연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박현준은 “승부조작은 되게 가까이에 있다. 동료 선수들, 어렸을 때 같이 운동한 친구들에게 승부조작을 부탁받을 수도 있다”면서 “여러분의 부모님을 생각하면 유혹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부모님이 힘들게 뒷바라지를 해주셨다. 그것을 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짓”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