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날이 삼성에 이어 재계 전반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다음 타깃으로 지목되는 SK와 롯데, CJ, 현대차 등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임원 10여명은 출국 금지된 상태다.
SK는 최 회장 사면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111억원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영태 SK 부회장이 2015년 8월 최 회장과의 접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면에 따른 대가를 요구했다는 의미의 대화를 나눴다고 보고 있다. SK는 이에 대해 적극 반박하면서도 특검 소환에는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SK 관계자는 13일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자금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분담 비율에 따라 낸 것이지 사면 대가로 낸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출연금 45억원을 낸 것이 면세점 인허가와 관련 있지 않으냐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롯데가 민원 해결을 위해 최씨 지원 요구에 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소환 통보는 없는 상황이라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아 내부에서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CJ와 KT, 현대차도 수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검팀은 CJ가 이재현 회장 사면을 위해 차은택씨가 주도한 K컬처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2월 황창규 회장이 박 대통령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막아 달라”는 민원을 넣었다는 단서가 포착됐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128억원을 출연한 현대차는 정유라씨 지인의 회사인 KD코퍼레이션과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특검 칼날 다음 타깃은?… 재계 위기감
입력 2017-01-13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