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대선 구도가 ‘문재인·반기문 양강 구도’로 빠르게 재편되자 대권 잠룡들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야권 대권주자들은 반 전 총장 견제에도 적극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13일 문재인 전 대표에게 공개질의했다. 문 전 대표를 ‘문 고문님’이라며 격을 낮춰 지칭했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참여정부를 포함한 역대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했는데 올바른 정책 방향이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문 전 대표가 지난 10일 ‘재벌 적폐 청산 방안’을 발표하면서 법인세 인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시장은 광주시당 기자간담회에선 문 전 대표를 “재수하는 상품”에 비유했다. 그는 “국민은 재수하는 상품보다 신상품을 더 좋아한다”며 “문 전 대표가 높은 자리 많이 하셨는데, 어떤 성과를 냈느냐, 노무현정부에서 주요 실세였는데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을 향해서도 “친인척 비리 등을 보면 제2의 박근혜, 박근혜 2탄이라고 생각한다”며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도 말장난 같다”고 비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대구 경제 선언’을 발표했다. 안 지사는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이끄는 차기정부는 대한민국의 모든 경제산업 전략의 교훈과 지혜를 계승할 것”이라며 ‘혁신주도형 경제’ ‘개방형 통상국가’ ‘공정한 시장경제’ 등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안 지사는 앞서 대구지역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유엔총회 결의(유엔 사무총장의 선출직 참여 금지)가 그렇게 하찮은 것이냐”며 “반 전 총장은 지도자가 돼선 안 될 분”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연일 ‘촛불공동경선’을 밀어붙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만나 범야권 공동경선을 요구했다. 박 시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촛불공동경선은 국민 누구나 경선단계에 참여할 수 있는 헌정 사상 정말 처음 있는 훌륭한 경선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다른 후보들의 의견도 있으니, 당내 경선 룰 논의기구(당헌당규강령정책위)를 통해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하지만 당헌당규위 간사 금태섭 의원은 “박 시장 제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야3당의 공동 경선은 당대표나 최고위원회가 결정해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선거연령 하향을 내용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을 국회에 거듭 주문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신한류플러스에서 청소년·학부모들과 만나 “18세 선거권은 세계적 기준이다. 북한도 17세(선거권)인데, (우리나라의) 19세 선거권은 아주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19세가 돼야 선거권을 주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다들 18세이거나 16세도 있다. 선거 제도를 가진 게 230개 나라 정도 되는데, 93%가 18세 이하”라고 강조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文·潘‘양강구도’ 급속 재편… 연일 날세우는 野잠룡들
입력 2017-01-14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