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潘‘양강구도’ 급속 재편… 연일 날세우는 野잠룡들

입력 2017-01-14 00:01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한류플러스 프리미엄라운지에서 열린 '함께 여는 미래-18세 선거권 이야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구 수성관광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추미애 대표를 만난 뒤 방을 나서고 있다(왼쪽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종학 선임기자 뉴시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대선 구도가 ‘문재인·반기문 양강 구도’로 빠르게 재편되자 대권 잠룡들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야권 대권주자들은 반 전 총장 견제에도 적극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13일 문재인 전 대표에게 공개질의했다. 문 전 대표를 ‘문 고문님’이라며 격을 낮춰 지칭했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참여정부를 포함한 역대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했는데 올바른 정책 방향이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문 전 대표가 지난 10일 ‘재벌 적폐 청산 방안’을 발표하면서 법인세 인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시장은 광주시당 기자간담회에선 문 전 대표를 “재수하는 상품”에 비유했다. 그는 “국민은 재수하는 상품보다 신상품을 더 좋아한다”며 “문 전 대표가 높은 자리 많이 하셨는데, 어떤 성과를 냈느냐, 노무현정부에서 주요 실세였는데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을 향해서도 “친인척 비리 등을 보면 제2의 박근혜, 박근혜 2탄이라고 생각한다”며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도 말장난 같다”고 비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대구 경제 선언’을 발표했다. 안 지사는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이끄는 차기정부는 대한민국의 모든 경제산업 전략의 교훈과 지혜를 계승할 것”이라며 ‘혁신주도형 경제’ ‘개방형 통상국가’ ‘공정한 시장경제’ 등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안 지사는 앞서 대구지역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유엔총회 결의(유엔 사무총장의 선출직 참여 금지)가 그렇게 하찮은 것이냐”며 “반 전 총장은 지도자가 돼선 안 될 분”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연일 ‘촛불공동경선’을 밀어붙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만나 범야권 공동경선을 요구했다. 박 시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촛불공동경선은 국민 누구나 경선단계에 참여할 수 있는 헌정 사상 정말 처음 있는 훌륭한 경선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다른 후보들의 의견도 있으니, 당내 경선 룰 논의기구(당헌당규강령정책위)를 통해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하지만 당헌당규위 간사 금태섭 의원은 “박 시장 제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야3당의 공동 경선은 당대표나 최고위원회가 결정해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선거연령 하향을 내용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을 국회에 거듭 주문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신한류플러스에서 청소년·학부모들과 만나 “18세 선거권은 세계적 기준이다. 북한도 17세(선거권)인데, (우리나라의) 19세 선거권은 아주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19세가 돼야 선거권을 주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다들 18세이거나 16세도 있다. 선거 제도를 가진 게 230개 나라 정도 되는데, 93%가 18세 이하”라고 강조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