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때리고… 민주 “반기문 주변 이명박-박근혜 사람… 데뷔 실패”

입력 2017-01-13 18:05

더불어민주당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국내 데뷔를 ‘실패’로 규정했다. 본격적인 대립각 세우기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0년이면 세월도 바뀌어야 하는데 반 전 총장의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은 퇴보의 10년인 이명박·박근혜 정부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이 귀국 회견에서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주변에는 전·현 정권 인사들이 전면 배치돼 있음을 비판한 것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반 전 총장이) 정치교체를 말했는데 옆에 서 계신 분들부터 교체해야 할 것 같다. 그분들 면면으로 정권을 찾겠다는 건 턱도 없는 소리”라고 거들었다. 이어 “특별한 비전도 없는 메시지로 일관했다”며 “반 전 총장의 데뷔전은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야권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정치교체’ 주장에 대해 “정치교체는 정권교체로만 가능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문 전 대표는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치교체를 말하는 건 그냥 박근혜정권을 연장하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과 친인척을 둘러싼 의혹도 검증 대상으로 거론됐다. 추 대표는 반 전 총장의 친인척들이 뇌물죄로 기소된 상황을 거론하며 “현 대통령도 나라 망신을 시키고 다음 대통령도 도덕성에 의문 있는 사람이 후보로 거론되면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냐’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반 전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후보 자격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