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떨어진 서울 아파트값… ‘재건축’이 약세 주도

입력 2017-01-13 18:10

올해 첫 주 움직임을 멈췄던 서울 아파트값이 1주일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가격 약세를 주도했다. 금리 인상과 각종 규제 정책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면서 재건축 단지 중심의 가격 하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는 13일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첫 주부터 5주 연속 하락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 들어 첫 주인 지난 6일 전주 수준을 유지하며 보합을 기록했었다.

부동산114 윤지해 책임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각종 규제 정책으로 수요 유입이 제한되면서 아직 매매가 바닥 시점을 예측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집값이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서울 일반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와 같은 수준으로 보합을 기록했지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0.08% 떨어지며 서울 전체 시세 하락을 이끌었다.

서울 자치구별로 양천(-0.10%) 강동(-0.09%) 강남·동대문(각 -0.06%) 용산(-0.02%) 서초(-0.01%) 등이 하락했다. 겨울 비수기에 청약·대출 규제로 투자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이 하락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양천은 목동신시가지 중심으로 매물이 쌓였지만 규제 여파로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부동산114는 전했다. 강동은 저가 매물만 일부 거래됐다. 강남은 압구정동 일대 대형 매물을 중심으로 수요 감소세가 짙어지고 있다.

아파트값이 오른 서울 지역은 종로(0.13%) 영등포(0.06%) 서대문·금천(각 0.05%) 등 재건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다. 다만 이사 비수기인 만큼 집값 상승 지역 수는 줄어드는 분위기다.

종로는 내수동 경희궁의아침이 2500만원 오른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다음 달 입주가 시작되는 경희궁자이는 3.3㎡당 가격으로 강북권 최고가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며 인근 아파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0.01% 내렸다. 김포한강(-0.15%) 동탄(-0.06%) 평촌(-0.04%)이 하락했고 분당이 0.02% 올랐다. 김포한강은 3481가구로 대규모인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 1차 입주를 앞두고 매매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동탄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제한적 거래만 이뤄지는 상황이다.

경기·인천은 지난주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했다. 김포·수원(각 0.02%) 남양주·부천·안산·평택(각 0.01%) 등이 오르고 안양(-0.02%) 이천·의왕·고양(각 -0.01%) 등이 내렸다. 상승 지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형 물건 중심으로 수요가 유입됐다.

윤 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각종 대출 규제 정책 시행으로 매수심리가 더 위축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가 총체적 상환능력심사(DSR) 제도 단계적 도입까지 예고해 개인 주택대출 여력은 더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전세가는 서울이 0.05%, 경기·인천이 0.01% 올랐다. 신도시는 0.01% 하락했다. 전세 시장은 서울 강동과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평택 소사벌지구 등 부분적으로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가 약세다.

윤 연구원은 “수도권 전세 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라 앞으로도 1000가구 이상 대규모 물량이 단기간 입주하는 곳에서는 전세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