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일성으로 ‘정치교체’를 내걸자 새누리당이 즉각 대선 전 개헌을 촉구하며 화답했다. 반 전 총장의 새 둥지 후보로 거론되는 국민의당은 타 정치세력과의 연대·통합엔 ‘불가’ 입장을 선언했지만 반 전 총장에 대해선 ‘예외’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치 혁신의 첫 화두는 개헌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패권·기득권 청산’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당의 혁신 방향 중 하나가 패권주의를 없애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큰 원군을 얻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을 사실상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비상대책위원·주요당직자회의에서 “반 전 총장이 정치교체와 국민 대통합을 일성으로 내세웠다”면서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반드시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철우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내 개헌특위도 조직해 개헌 작업을 독려키로 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87년 체제라는 맞지 않는 옷, 이것을 새로운 헌법질서로 바꾸는 것도 정치교체의 중요한 과제”라며 “정치교체의 실질적인 방향에 대해 반 전 총장이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지금 국민의당은 똘똘 뭉쳐 지지율을 회복하는 자강(自强)이 필요한 단계”라며 “바른정당 등 다른 세력과의 연대·통합엔 단호하게 선을 긋겠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영입을 위해선 스스로 지지율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다. 다만 반 전 총장에 대해선 예외규정을 두겠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정체성이 맞는 분들에게는 당내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겠다. 반 전 총장은 개혁적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게 엿보인다”고 말했다. 글=강준구 전웅빈 기자 eyes@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반색하고… 새누리, 潘 귀국하자마자 개헌론 띄우며 러브콜
입력 2017-01-14 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