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하얀계란’ 경쟁력 있나

입력 2017-01-14 05:10
이번 설에는 ‘미국산 계란’ 옷을 입힌 전이 식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하얀 계란’이란 상품명으로 미국산 계란 30개들이 한 판을 다음 주말부터 마진 없이 8990원에 팔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롯데마트는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수입한 특란 크기의 계란 150만개(약 100t)를 국내 검역 절차를 마치는 대로 전국 114개 지점에서 판매할 방침이다. 개당 300원꼴인 판매가격은 개당 110원인 미국 현지 원가와 공항 이동 운송비 등을 더해 책정했다.

이은승 롯데마트 신선식품부문장은 “현지에서부터 항공 운송, 포장, 매장 입고까지 10도 이하의 신선한 상태로 유지돼 신선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은 미지수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에서 대란 30개들이 국산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대로 더 싸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측은 동네 슈퍼 등에서는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섰고, 동네 빵집 등에서는 물량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하얀 계란을 일반 소비자는 1인 1판, 개인 사업자는 1인 3판으로 구매를 제한할 예정이다.

정부는 수입산 계란이 들어오면 치솟는 국내 계란 가격을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폭등하던 계란 가격도 한풀 꺾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특란(대란보다 8g 무거움) 기준 계란 한 판의 평균 소매가격은 9491원으로 전날(9543원)에 비해 0.5% 하락했다. 계란 일일 가격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12월 7일 이후 37일 만에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T를 통해 설 전 계란을 직접 수입한 뒤 유통매장에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가 예상하는 직접 수입 물량은 계란 450만개(300t) 정도다.

김혜림 선임기자, 세종=유성열 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