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 간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자강론’과 ‘연대론’으로 갈렸던 양측은 만찬 회동을 통해 ‘선(先) 자강, 후(後) 연대’ 기조에 합의했다. 향후 연대의 수준도 당의 문호를 여는 정도로 한정하겠다고 했다. 외부 세력이 국민의당 ‘깃발’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전 대표와 광주 4선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전남 4선 주승용 원내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당 대선 전략 기조를 논의했다. 모임은 주 원내대표가 요청해서 이뤄졌다.
안 전 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 간 갈등은 지난해 12월 29일 주 원내대표 선출 이후 심화됐다. 안 전 대표는 당의 호남당 색채가 짙어지고 외부 세력과의 연대설이 강해지는 데 반발해 당 일정에 불참하며 숙고에 들어갔다. 그는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참관한 뒤 지난 8일 귀국하며 자강론을 주장했다. 호남 의원들의 연대론에 맞서 ‘국민의당이 먼저 강해져야 한다’는 논리였고, 국민의당은 안철수 외 대안이 없다는 시위 성격이 강한 메시지였다.
주 원내대표는 만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대나 통합은 일단 하지 않겠다”며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자강론에 힘을 실은 발언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가 제3지대로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며, 외부에서 대권 꿈을 가지신 분들이 우리 당에 들어와 우리 당의 텐트 안에서 경선을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어디를 갈지 선택을 하라”고도 요구했다.
안 전 대표도 “이하동문”이라며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추호의 차이도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참 좋은 모임이었다”고 평했다.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연대론이 잦아들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대선정국이 본격화될수록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한 호남 의원은 “안 전 대표에게 시간을 준 것”이라며 “지지율을 올리지 못하면 통합을 전제로 한 연대론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국민의당 ‘安-호남 중진 갈등’ 일단 봉합
입력 2017-01-13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