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 압박에 대해 “대국답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스퀘어에서 열린 한·중 한류콘텐츠사업간담회에 참석해 “중국이 외교 갈등을 통상 문제로 확대해서 경제통상 분야에 보복을 하는 것은 대국답지 못하다”며 “양국 관계의 장기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중국의 이익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직접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 문제를 차기 정부로 넘길 것을 주장하며 중국에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문 전 대표는 “외교는 외교대로 정부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하고, 경제통상은 민간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이 외교적인 공세 외에 무력 위협 및 경제 보복으로 비칠 수 있는 대한(對韓) 압박을 전방위로 펼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침묵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의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만나 “사드 배치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한 것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정지된 상황인데 대통령 참모인 안보실장이 이런 대외적 활동을 하는 것은 탄핵제도를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에 외교적 설득을 해서 경제보복을 해소하지 않고 중국을 자극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또 “13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에서 중국의 경제통상 분야 보복 문제를 정부가 의제로 제시해야 한다. 이를 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14일 각계 명망가·전문가로 구성된 ‘더불어포럼’을 발족할 예정이다.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출범에 이어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포럼은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인사들을 지원했던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상임고문을, 김응용 전 한화이글스 감독과 안도현 황지우 시인 등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文 “中 사드 보복, 대국답지 못하다”
입력 2017-01-12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