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맥그리거, 세기의 대결 성사될까

입력 2017-01-12 21:37 수정 2017-01-13 00:35
UFC 최강자 코너 맥그리거가 12일 메이웨더를 링에 쓰러뜨리고 UFC와 세계복싱평의회(WBC) 챔피언 벨트를 들어올리는 사진을 트위터에 띄웠다. 코너 맥그리거 트위터
맥그리거가 지난달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그의 얼굴을 부수겠다"는 멘트와 함께 올린 자신과 메이웨더의 합성 사진. 코너 맥그리거 트위터
은퇴한 49전 49승의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미국종합격투기 UFC의 최강자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처음에는 다소 엉뚱했던 상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로에게 서슴없는 도발을 일삼더니 급기야 구체적 대전료까지 제시됐다. 이 와중에 서로의 대전료와 사생활까지 들먹이며 상대를 자극하는 등 이들의 장외설전은 벌써부터 뜨거운 화제를 낳고 있다.

메이웨더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맥그리거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은 고작 1000만 달러 수준”이라며 “여태껏 받아보지 못한 대전료 1500만 달러(약 178억원)를 준비하겠다”며 복싱 대결을 제안했다. 이어 그는 “난 대전료 1억 달러를 보장 받는 사람”이라며 “800만∼900만 달러도 받아보지 못한 그가 어떻게 2000만∼3000만 달러를 요구할 수 있겠나”라고 조롱했다.

메이웨더는 2015년 5월 매니 파퀴아오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복싱 사상 최고액인 대전료 1억5000만 달러(약 1641억원)를 챙겼다. 반면 맥그리거의 최고 대전료는 지난해 8월 네이트 디아즈와 격돌할 때 받은 300만 달러(약 33억6000만원)로 UFC 사상 최고액이었지만 메이웨더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맥그리거는 메이웨더가 복싱 대결을 제안한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을 업로드해 재도발했다. 맥그리거가 UFC와 세계복싱평의회(WBC) 챔피언 벨트를 모두 들어올린 채 바닥에 실신한 메이웨더 뒤에서 웃고 있는 사진이다. 게다가 맥그리거는 “날 CJ 왓슨이라고 불러달라”는 말을 남겼다. 미국프로농구(NBA) 올랜도 매직의 베테랑 가드인 왓슨은 2010년 메이웨더의 전 여자친구 조시 해리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를 이유로 메이웨더는 해리스를 폭행해 2개월 동안 감옥 신세를 졌다. 자신의 낮은 대전료를 비꼰 메이웨더에게 사생활을 거론하며 응수한 것이다.

두 선수의 설전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맥그리거는 메이웨더에게 “현금 1억 달러를 가져오면 내가 기꺼이 싸워주겠다. 메이웨더가 UFC에 오진 않을테니 내가 복싱으로 가겠다”고 도발했다. 그리고 맥그리거는 지난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급되는 프로복서 라이센스까지 획득하며 메이웨더를 자극했다.

메이웨더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SNS에 맥그리거가 UFC의 네이트 디아즈에게 목조르기로 TKO패 당하는 영상을 올려 도발에 응수했다. 그러자 맥그리거는 열흘 뒤 SNS에 메이웨더의 사진을 올리고서 “그의 얼굴을 부수겠다”고 선언했다.

메이웨더는 이날 인터뷰에서 일부에서 제기된 파퀴아오와 재대결은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는 “맥그리거와 맞붙고 싶다. 나는 사업가이기에 모든 일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보고, 맥그리거와의 대결은 합리적”이라고 언급했다. 말싸움이 실제 대결로 무르익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