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安-호남 중진 갈등’ 일단 봉합

입력 2017-01-12 21:47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대학생리더십아카데미 강연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 간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양측은 만찬 회동에서 ‘선(先) 자강, 후(後) 연대’ 기조에 합의했다. 향후 연대의 수준도 당의 문호를 여는 정도로 한정하겠다고 했다. 외부 세력이 국민의당 ‘깃발’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전 대표와 광주 4선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전남 4선 주승용 원내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당 대선 전략 기조를 논의했다. 모임은 주 원내대표가 요청해서 이뤄졌다.

안 전 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 간 갈등은 지난해 12월 29일 주 원내대표 선출 이후 심화됐다. 안 전 대표는 당의 호남색이 강해지고 외부 세력과의 연대설이 강해지는 데 반발해 당 일정에 불참하며 숙고에 들어갔다. 그는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참관한 뒤 지난 8일 귀국하며 “외부 세력과의 연대는 없다”는 자강론을 주장했다. 호남 의원들의 연대론에 맞서 ‘국민의당이 먼저 강해져야 한다’는 논리였고, 국민의당 후보는 안철수 외의 대안이 없다는 시위 성격이 강한 메시지였다.

주 원내대표는 만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며 “연대나 통합은 선거 며칠 전 불가피한 상황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자강론에 힘을 실은 발언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가 제3지대로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며, 외부에서 대권 꿈을 가지신 분들이 우리 당에 들어와 우리 당의 텐트 안에서 경선을 하는 게 맞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어디를 갈지 선택을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도 “이하동문”이라며 “무소의 뿔처럼 원래 창당 정신대로 뚜벅뚜벅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양측이) 추호의 차이도 없다는 점을 오늘 확인했다. 참 좋은 모임이었다”고 평가했다.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 반기문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연대론은 여전히 화력이 강한 불씨다. 대선정국이 본격화될수록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더 많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