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귀국 일성으로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할 때”라며 “패권과 기득권은 더 이상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저 한몸 불사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귀국 메시지를 통해 대권 도전 의사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의 귀국으로 사실상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반 전 총장은 인천공항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을 총체적 난관으로 규정한 뒤 “부의 양극화,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 전 총장은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 다시 세계 일류국가로 만드는 것이 권력 의지라면 한몸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면서 “남을 헐뜯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정권을 쟁취하겠다는 그런 것이 권력 의지라면 저는 권력 의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촛불민심을 극찬하면서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패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친문(친문재인), 친박(친박근혜)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치권은 아직도 광장의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해관계만을 따지고 있다”면서 “정말로 개탄할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촛불시위를 의식한 듯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이라며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여망을 결코 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유엔 사무총장 경력을 강조하면서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된, 새로운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애썼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얻은 경험과 식견을 가지고 젊은이들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인천공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에서 시민들과 만난 다음 승용차편으로 사당동 자택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철도에 탑승해 “(촛불시위는) 성숙한 민주주의 표현”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때 은연중에 자랑스럽게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반 전 총장은 13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한다.
인천공항=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潘 “정권 아닌 정치교체”… 어제 귀국, 대선정국 개막
입력 2017-01-12 17:39 수정 2017-01-13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