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농구코트 ‘안전 사각지대’ 치어리더 대기석, 뒤늦게나마 변화 조짐 보여 환영

입력 2017-01-13 00:37 수정 2017-01-13 05:09
지난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규 정규리그 안양 KGC와 창원 LG의 경기. 원 안은 삼각보호대 뒤에 마련된 대기석에 앉은 KGC 치어리더들.엠스플뉴스 영상 캡처

프로농구(KBL) 치어리더들은 통상 골대 아래 광고판과 베이스라인 사이 플로어에 앉아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과 충돌로 인해 부상 위험이 높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구단들이 치어리더들의 대기 위치를 뒤로 후퇴시키기 시작했다.

팬들은 다소 낯설어하지만 안전문제를 중시하는 추세상 치어리더의 후진은 피할수 없을 전망이다.

치어리더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골대 밑에 자리 잡았다. 작전타임과 하프타임, 쿼터별 휴식시간에 치어리딩을 위한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홈팀 공격이나 득점 시 중계방송에 노출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육중한 선수들과 직접 부딪쳐 다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KBL은 지난 9일 회의를 통해 “홈구장 사정을 고려해 치어리더 안전대책을 마련하자”는 방침을 세웠다. 앞서 안양 KGC는 지난 7일 홈경기부터 변화를 꾀했다.

KGC 관계자는 “전반에 광고판 뒤, 후반에는 코트 사이드에 있는 특석 옆으로 치어리더들의 위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치어리더들이 시야를 가려 불편함을 호소하는 팬들도 생겼다. 이에 따라 10일 경기 후반에는 치어리더들이 비교적 충돌 가능성이 낮은 코트 모서리로 이동했다. KGC 관계자는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13일 홈경기에서 치어리더들의 대기 위치에 변화를 준다. SK 관계자는 “골대 뒤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체육관 특성상 치어리더들의 대기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전주 KCC도 대책을 마련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수년 전부터 코트와 멀리 떨어진 곳에 치어리더들을 대기시킨 원주 동부는 11일 홈경기부터 광고판을 약 1m 가까이 더 후퇴시켰다. 동부 관계자는 “비디오판독 카메라의 위치 때문에 광고판을 마냥 밀 수 없다. 올스타전 후에 대기위치를 옮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2014년 사고예방 차원에서 골대 뒷공간을 3∼4피트(약 90㎝∼120㎝) 늘려 치어리더들이 베이스라인 근처를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