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린 국민의당 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는 ‘안비어천가’(안철수+용비어천가)가 울려 퍼졌다. 오는 15일 개최될 전당대회 투표권을 가진 당원 중 안철수 전 공동대표 지지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당 대선 후보를 안 전 대표로 기정사실화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런 당에 도대체 누가 들어와 경쟁하겠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문병호 전 전략홍보본부장, 손금주 전 수석대변인, 황주홍 의원, 김영환 전 사무총장, 박지원 전 비상대책위원장(기호 순) 등 5명의 국민의당 대표 후보들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오전 10시부터 ARS 투표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후보들은 1시간여 동안 쉬지 않고 공방을 벌였다.
후보들의 향후 전략의 핵심에는 ‘자강론’과 안 전 대표가 있었다. 후보들은 위기의 국민의당을 살릴 ‘구원투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안 전 대표를 1위로 꼽았다. 안 전 대표와 각을 세웠던 황 의원도 “안 전 대표는 창당의 중심이었다”며 “그의 비전과 행보가 당 활로 개척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후보들은 대선 후보로 누가 가장 적절한지 묻는 질문에도 안 전 대표에게 몰표를 줬다. “안 전 대표는 승리의 아이콘”(문병호) “안 전 대표는 저와 함께할 때 대통령이 된다”(박지원) “이렇게 겸손하고 영혼이 맑은 사람은 처음”(김영환)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후보들의 노골적인 안 전 대표 의식 발언이 향후 당 행보에 족쇄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도권 출신 한 의원은 “손학규, 정운찬 등 외연을 확대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는데, 이런 식이면 누가 당에 들어오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사건’ 1심 무죄에 대한 여론 홍보전도 이어갔다. 당시 진상조사단장을 맡았던 이상돈 의원은 “진상조사단은 이번 사건의 수사 및 기소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원내정책회의에서 “국민의당은 정치검찰의 정치적 기소공세, 국민의당과 안철수 죽이기 음모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당 당권 주자들 ‘安비어천가’
입력 2017-01-12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