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이성희 목사) 산하 7개 신학대학원의 목회학 석사(MDiv) 교육과정이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과 ‘일치 된 교단 신학 정립’이라는 두 가지 큰 틀에 맞춰 9년 만에 개정된다.
예장통합 총회신학교육부는 12일 교단 산하 신대원 교육과정에 ‘이단상담’ ‘이슬람교’ ‘양성평등’ ‘평신도학’ ‘장로교교리’ 등과 관련한 과목 개설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장로회신학대(장신대) 서울장신대 대전신대 호남신대 영남신대 부산장신대 한일장신대 신대원장들로 구성된 소위원회가 주도한다. 위원장은 박상진 장신대 신대원장이다.
예장통합 총대들은 지난해 101회 정기총회에서 신대원생들의 목회 역량을 키우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앞서 밝힌 과목들의 개설을 결의한 바 있다. 현 교육과정이 현장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2008년 제93회 정기총회에서 ‘신대원 공통개설 과목 안’이 통과돼 예장통합 산하 신대원생들은 총회가 지정한 다수의 필수과목(50여 학점)을 이수하고 있다. 총회 커리큘럼위원회 위원장 박봉수(서울 상도중앙교회) 목사는 “현재의 교육과정은 19세기의 틀을 21세기에 적용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세계의 많은 신학교들이 목회현장에서 유용한 창조적인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신대 신대원의 필수교과과정표를 살펴보면 신·구약성경 해석 관련 과목과 기독교윤리학, 설교학 관련 과목 등이 주를 이룬다. 이단과 이슬람, 양성평등, 평신도 등과 같은 최근 이슈와 연관된 과목은 찾기 어렵다.
총회신학교육부 부장 박웅섭(서울 하늘교회) 목사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하나님의교회(안상홍증인회) 등 교단이 이단으로 여기고 있는 집단들의 포교활동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다”며 “또 이슬람교가 ‘문화’라는 명목으로 급격히 확산 중인 것을 고려할 때, 목회자들이 대응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교단 내 팽배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신도들의 전문성이 날로 높아지고, 사회가 다변화 되는 상황에서 목회자들이 평신도들과 소통하며 신앙공동체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성평등 관련 과목의 개설 요구는 목회현장에서 남녀 사역자에게 균등하게 기회가 배분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며 이뤄졌다. 예장통합은 96년부터 여성 안수를 허용하고, 2013년부터는 여성위원회를 설치해 교단 내 여성리더십 강화를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실제 여성 목회자의 비율은 높지 않다. 지난해 정기총회에서는 전국 66개 노회에 최소한 여성 총대 1명을 파송해달라는 안도 부결됐다.
예장통합 1호 여성목회자인 김예식(서울 예심교회) 목사는 “교단 전체 성도 중 여성이 약 60%를 차지하는 데 반해 총대 1500명 중 여성은 1.6%밖에 안 된다”며 “목회자 후보생 시절부터 여성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위원회는 신대원생들이 교단의 정체성을 지키며 같은 신학의 방향성을 가질 수 있도록 기초과목 공동개론서를 만들고, 공동신학선언문도 작성할 계획이다.
박상진 장신대 신대원장은 “세계 신학교육의 추세를 살피고, 7개 신대원의 교육과정을 비교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평신도학·양성평등… 목회자 교육 트렌드 바뀐다
입력 2017-01-12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