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믿는 소수민족에 학교 필요해요”

입력 2017-01-12 20:49
네팔 고산지대 쩨빵족 신자들이 현지 교회당 앞에 모여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오른쪽). 이들을 대상으로 사역 중인 차기현 우명주 선교사 부부와 두 자녀인 성민군과 에스더양 모습. 차기현 선교사 제공

차기현(44) 우명주(43) 선교사 부부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교회를 세우고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다. 빈곤 가정의 자립을 위해 염소 은행도 운영한다. 여러 사역으로 바쁜 가운데 모처럼 귀국한 차 선교사 부부를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만났다.

“한적한 카트만두에 있다가 한국에 오니 너무 정신이 없네요.” 3년 만에 고국을 방문한 우 선교사가 말했다. “실은 네팔도 2015년 4월 대지진 후 복구가 덜 돼 어지럽긴 마찬가지예요.” 차 선교사가 미소 띤 얼굴로 덧붙였다.

차 선교사는 염소은행 이야기부터 꺼냈다. “암수 염소 한 쌍을 한 가정에 분양합니다. 그 염소가 새끼를 낳으면 다른 가정에 분양합니다. 그런 방법으로 지금 100여 가정이 염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염소는 가난한 네팔 가정의 살림에 큰 도움이 됩니다.” 네팔에선 염소 고기가 한국의 소고기처럼 대접 받는다. “네팔인들은 명절에 꼭 염소고기를 먹어요. 염소 한 마리는 노동자 1명의 3∼4개월 치 월급과 맞먹지요.”

차 선교사는 주로 고산지대에서 생활하는 소수민족인 쩨빵(Chepang)족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부족의 공식인구는 7만명이지만 미등록 인구를 포함하면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네팔 국민 중 90% 가량이 힌두교인입니다. 쩨빵족은 힌두교의 카스트제도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정말 천대받는 부족이지요. 이 중 약 30%가 기독교를 믿어요.”

네팔 전체 기독교인 비율을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수치다. “이들은 사실상 고산에 고립된 부족입니다. 이들이 도시로 나오려면 위험천만한 도강(渡江)을 해야 합니다. 복음은 마음이 낮은 자들에게 잘 전해지잖아요. 힌두교 문화 속에서 워낙 오래 핍박받으며 살다보니 예수님을 더 잘 영접하는 것 같아요.” 우 선교사가 측은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차 선교사 부부는 이들 부족을 위한 크리스천스쿨을 짓기 위해 기도중이다. “쩨빵족이 모여 사는 고산지대 구석구석에 교회 수백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학교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 부족의 목회자와 교인 자녀가 도시에서 기숙하며 갈 수 있는 학교를 짓고 싶습니다. 크리스천들의 자녀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복음을 전하고, 네팔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열린문화협회(대표 마종열 목사)도 힘을 보탰다. “쩨빵족 사람들은 참 선하고 순수해요. 이들이 하나님의 쓰임을 받도록 높은 수준의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대학원과 백석대 대학원을 졸업한 차 선교사는 2011년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교단의 파송을 받았다(032-661-1829).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