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현(44) 우명주(43) 선교사 부부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교회를 세우고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다. 빈곤 가정의 자립을 위해 염소 은행도 운영한다. 여러 사역으로 바쁜 가운데 모처럼 귀국한 차 선교사 부부를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만났다.
“한적한 카트만두에 있다가 한국에 오니 너무 정신이 없네요.” 3년 만에 고국을 방문한 우 선교사가 말했다. “실은 네팔도 2015년 4월 대지진 후 복구가 덜 돼 어지럽긴 마찬가지예요.” 차 선교사가 미소 띤 얼굴로 덧붙였다.
차 선교사는 염소은행 이야기부터 꺼냈다. “암수 염소 한 쌍을 한 가정에 분양합니다. 그 염소가 새끼를 낳으면 다른 가정에 분양합니다. 그런 방법으로 지금 100여 가정이 염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염소는 가난한 네팔 가정의 살림에 큰 도움이 됩니다.” 네팔에선 염소 고기가 한국의 소고기처럼 대접 받는다. “네팔인들은 명절에 꼭 염소고기를 먹어요. 염소 한 마리는 노동자 1명의 3∼4개월 치 월급과 맞먹지요.”
차 선교사는 주로 고산지대에서 생활하는 소수민족인 쩨빵(Chepang)족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부족의 공식인구는 7만명이지만 미등록 인구를 포함하면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네팔 국민 중 90% 가량이 힌두교인입니다. 쩨빵족은 힌두교의 카스트제도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정말 천대받는 부족이지요. 이 중 약 30%가 기독교를 믿어요.”
네팔 전체 기독교인 비율을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수치다. “이들은 사실상 고산에 고립된 부족입니다. 이들이 도시로 나오려면 위험천만한 도강(渡江)을 해야 합니다. 복음은 마음이 낮은 자들에게 잘 전해지잖아요. 힌두교 문화 속에서 워낙 오래 핍박받으며 살다보니 예수님을 더 잘 영접하는 것 같아요.” 우 선교사가 측은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차 선교사 부부는 이들 부족을 위한 크리스천스쿨을 짓기 위해 기도중이다. “쩨빵족이 모여 사는 고산지대 구석구석에 교회 수백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학교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 부족의 목회자와 교인 자녀가 도시에서 기숙하며 갈 수 있는 학교를 짓고 싶습니다. 크리스천들의 자녀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복음을 전하고, 네팔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열린문화협회(대표 마종열 목사)도 힘을 보탰다. “쩨빵족 사람들은 참 선하고 순수해요. 이들이 하나님의 쓰임을 받도록 높은 수준의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대학원과 백석대 대학원을 졸업한 차 선교사는 2011년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교단의 파송을 받았다(032-661-1829).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예수님 믿는 소수민족에 학교 필요해요”
입력 2017-01-12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