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퇴임하는 존 케리 美 국무 “한국, 위안부 합의 성실히 이행했다”

입력 2017-01-12 18:06

조만간 자리에서 물러나는 존 케리(사진) 미국 국무부 장관이 “한국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성실히 이행했다”면서 “미국은 앞으로도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 증진에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충돌하자 미국이 중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케리 장관은 11일 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부가 12일 전했다. 케리 장관은 “(위안부 합의 이후) 1년간 한·일 관계가 개선됐다”면서 “(한국 정부는) 최근 한·일 간에 조성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제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윤 장관은 “위안부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녀상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 평가 등을 설명하면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가능한 노력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통화는 퇴임이 임박한 케리 장관이 윤 장관과 고별 통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면서 성사됐다. 케리 장관은 “한·미동맹이 역대 최상의 관계를 이루도록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인 한국 정부와 지도부에 깊은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한·일 양국이 위안부 합의를 타결하도록 지속적으로 막후에서 압력을 넣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따라 중국을 적절히 견제·관리하려면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공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케리 장관의 이번 통화 역시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일 관계에 생긴 균열을 봉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