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게 놀이라고 한다. 좋은 놀이터를 만들어 주는 게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자 복지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5월 전남 순천에 문을 연 ‘기적의 놀이터’가 큰 주목을 받은 건 좋은 놀이터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큰 지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서울시가 최초의 모험놀이터를 도봉구 창동 창골어린이공원에 조성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공식 개장은 3월에 한다.
놀이터에 ‘모험’이란 말이 붙어 있으니 이상하게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놀이터는 너무 안전하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 사이에선 상식이다. 안전한 놀이터는 금방 지루해져서 아이들이 외면한다.
모험놀이터는 나무나 바위, 언덕, 모래, 웅덩이 등 야생의 소재를 고스란히 활용하고 특별한 놀이기구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도전을 자극하고 위험을 경험하도록 설계된 신개념 놀이터다.
창동 모험놀이터는 초안산 아래 경사지에 자리를 잡았다. 흙과 나무, 새, 곤충 등이 가까이 있고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놀이터 안에는 경사오름대, 흙놀이터, 현수모험놀이대 등이 설치돼 있다.
이 놀이터는 같은 자리에 있던 기존 공공놀이터를 변신시킨 것이다. 설계 과정에서부터 개장까지 동네 주민, 어린이집 교사, 초등학생 등 300여명이 참여해 의견을 모았다. 놀이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보조놀이전문가 1명과 자원봉사자 5명이 놀이터에 상주하며 운영을 맡는다.
서울시는 모험놀이터 명칭을 시민들에게 공모해 창동 모험놀이터 개장에 맞춰 사용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플레이파크’, 유럽에서는 ‘어드벤처파크’라고 부른다. 시는 앞으로 모험놀이터의 숫자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만 해도 1970년대 중반부터 모험놀이터를 조성해 현재 300개 가까이 운영되고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주말 산책, 여기 어때요-도봉구 ‘창동모험놀이터’] 아이들 호기심·도전 자극…위험 경험하도록 설계
입력 2017-01-12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