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中, 북핵 프로그램 억제 실패”

입력 2017-01-12 05:00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왼쪽)가 11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핵 문제를 언급하며 “중국의 ‘빈 약속’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국무장관 내정자인 렉스 틸러슨이 비핵화에 관한 국제 합의를 위반한 북한을 비판하며 중국이 북핵 프로그램 억제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틸러슨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대북 압박에 관한 중국의 ‘빈 약속’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틸러슨은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증언에서도 북핵 위협을 거론하며 중국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다만 “중국과 긍정적인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며 대중 관계 개선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전날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한·미동맹은 찰떡(Sticky Rice Cake) 공조”라면서 “북한 핵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했다. 김 실장은 워싱턴 한국대사관에서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플린과의 회동결과를 설명했다.

김 실장과 플린은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이 셈법을 바꾸어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플린은 “대북 제재에 있어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한·미 양국이 중국을 견인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또 두 사람은 중국의 의사에 상관없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실장은 “사드는 순수한 방어 무기로, 사드 배치는 우리의 자위권 조치에 해당한다”면서 “자주권 문제인 만큼 중국이 반대해도 상관하지 않고 한·미가 합의한 대로 반드시 배치하기로 의견일치를 봤다”고 강조했다. 이에 플린은 “미국도 사드 배치의 정당성에 대해 중국에 더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김 실장과 플린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 핵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청와대-백악관 간 고위급 차원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김 실장은 “현재 탄핵소추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중단됐지만 국가안보 체제는 이상 없이 가동되고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에서 트럼프 행정부로 넘어가도 청와대와 백악관의 소통체제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걸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