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충전 제한에도… 노트7 사수대의 항전

입력 2017-01-12 05:03

“방어 성공했습니다.” “기습공격에 당했네요.” 전쟁터에서 오가는 얘기가 아니다. 배터리 충전 제한 조치가 내려진 갤럭시 노트7을 계속 사용하려는 사용자들이 ‘노트7 사수’ 여부를 놓고 주고받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부터 노트7의 충전율 제한을 기존 60%에서 15%로 낮추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노트7을 반납하지 않고 있는 사용자는 전체 구매자의 약 5%로, 2만5000명가량이다. 남은 사용자들은 ‘노트7 사수대’를 자처하며 갖은 수를 동원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거부하고 있다. 업데이트를 막는 특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거나 노트7을 비행기 탑승 모드로 전환해 업데이트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비법을 공유하는 네이버 카페 ‘갤럭시 노트7 계속 사용하고 싶어요’에는 11일 기준 가입자가 1만1800명을 넘어섰다.

노트7 사용자들은 ‘이만한 스마트폰이 없다’는 생각을 공유하며 반납을 미루고 있다. 네이버 카페에는 ‘노트7을 대체하거나 이보다 좋은 핸드폰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는 노트7을 계속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배터리 충전 제한으로 인해 일상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음에도 노트7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네이버 카페 회원들은 지난달 “제품 보증서에 기재된 애프터서비스를 유지해 노트7 사용 권한을 보장해 달라”며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노트7 사용을 강제 중단하는 등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글=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