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코앞 삼성전자株, 250만원 고지 넘을까

입력 2017-01-11 18:38 수정 2017-01-11 21:28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 고지’를 코앞에 뒀다. 지난 6일 ‘어닝 서프라이즈’(예상보다 높은 실적) 발표 이후 강한 상승기류를 탔다. 시장에선 올해 반도체시장이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250만원까지 내다본다. 상승세를 주도하는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주식 쪼개기’(액면분할) 주장도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는 11일 2.79% 오른 191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4차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269조2603억원까지 치솟았다. 우선주까지 합쳐 국내 최초로 300조원을 넘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6일부터 불이 붙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자 증권사들은 당초 190만∼230만원 수준이던 목표주가를 최고 25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엔진은 강력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이 올해도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서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3D 낸드 수요 증가 등은 실적 전망을 밝게 만든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성과는 올해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있어서 ‘플러스알파’ 정도로 의미를 제한해서 보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라면서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시스템 반도체가 회복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적을 뒷받침해준 환율상승 효과의 지속 여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겨눈 특검 수사 등은 변수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11일까지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기관이 집중적으로 순매수에 뛰어들었다. 4분기 실적 발표 전인 지난 5일과 11일을 비교하면 외국인 보유 주식 수가 13만주 이상 차이 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꾸준히 상승해 50.87%(11일 기준)에 이르렀다. 지난달 7일 이후 최대치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50.87%를 넘는 건 우선주를 제외하고 네이버(60.62%) SK하이닉스(51.28%) 등 11개에 그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자 액면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고가의 주식을 쪼개 수량을 늘리는 동시에 주당 가격을 낮추자는 것이다. 고가의 주식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던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액면분할을 하면 기존 주주는 가지고 있던 주식이 나눠지면서 보유량이 는다. 보유 주식의 총액은 변함없다. 2015년 아모레퍼시픽 등이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시가총액을 늘렸다.

다만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당장 액면분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주가 흐름이 충분히 좋은 데다 ‘황제주’라는 상징성 등을 볼 때 굳이 액면분할을 해서 주당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