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유라 ‘학사 농단’ 정조준… 김경숙·최경희 소환 초읽기

입력 2017-01-11 18:32 수정 2017-01-11 21:36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영도 전 숭모회 회장이 같은 날 특검에 출석하는 모습.뉴시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관련 ‘학사농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화여대 남궁곤 전 입학처장과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를 구속한 특검의 수사 방향은 학사농단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 학장과 최경희 전 총장을 향하고 있다.

특검은 “12일 김 전 학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김 전 학장은 정씨가 2014년 이대에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부정입학하고,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도 학점을 딸 수 있게 배려하는 등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류 교수 측은 “학점 특혜를 주라고 지시한 사람이 김 전 학장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정유라가 정윤회의 딸인지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고 증언했던 김 전 학장은 특검에 위증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특검은 이날도 남 전 처장을 소환해 정씨 입학 당시 김 전 학장의 개입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금명간 최 전 총장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이날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문체부 인사농단 관련 수사도 이어갔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8월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공직에서 물러난 인물이다. 그는 그해 4월 최씨의 딸 정씨가 승마대회에서 2등을 차지하면서 벌어진 판정 시비를 조사, 최씨 측과 주최 측 모두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었다. 노 전 국장은 “자의로 나간 것은 아니다”며 외압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블랙리스트 4인방’으로 불리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과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나란히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특검은 이들 신병을 확보한 뒤 ‘윗선’으로 지목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장관의 소환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 숭모회’의 이영도 전 회장도 특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회장은 최씨 일가의 재산형성 과정을 상세히 알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회장은 “20여년 전 내가 본 최순실은 병아리였다. 지금이야 괴물이 돼 있지만”이라며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