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끝판대장’ 오승환(사진)이 올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원칙을 어기고 사회적 물의를 빚은 선수를 선발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1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오승환의 대표팀 승선을 결정했다. 김 감독은 “양현종(KIA)이 괜찮다고 한다. 양현종이 빠졌다면 선발투수를 뽑아야 했지만 문제가 없기 때문에 불펜 투수를 보강하기로 하고 마무리로 오승환을 뽑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으로 떠나기 전 오승환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무조건 가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며 “본인 역시 선수 노조에 WBC 대표팀에 뽑힌다면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지난해 초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KBO리그 복귀 시 시즌 50%(현행 72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대표팀은 여론을 의식해 오승환을 50명 예비명단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물의를 빚은 선수는 엔트리에서 제외키로 했다. 이에 뺑소니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강정호(피츠버그)를 최근 명단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핵심 전력 선수들이 잇단 부상 등으로 빠지면서 여론의 부담보다는 당장의 성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승환이 최종 대표팀에 승선하려면 소속팀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는 대표팀 승선이 불발됐다. KBO는 “김현수가 김 감독과의 전화 통화에서 WBC 합류에 대해 고사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팀 내 입지가 불안한 김현수는 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전념키로 결정했다. 김 감독은 김현수의 뜻을 받아들여 대체선수를 뽑기로 했다.
추신수의 WBC 출전도 사실상 무산됐다. 김 감독은 “텍사스가 KBO에 추신수의 대표팀 차출이 어렵다는 뉘앙스의 메일을 보냈다”며 “추신수 거취는 구단 쪽 의견에 무게가 실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WBC에 나설 선수는 오승환 단 한 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도박 논란’ 오승환, WBC 김인식號 극적 승선
입력 2017-01-11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