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이전설에 팔레스타인 반발

입력 2017-01-11 18:28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에서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고위 평화협상 대표 모하메드 슈타이야는 10일(현지시간) “대사관을 이전하면 이스라엘을 인정한 오슬로 평화협정을 폐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슬로 협정은 1993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과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가 체결한 것으로 팔레스타인에 자치를 허용하는 대신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을 포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텔아비브에 반세기 정도 유지해온 미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은 큰 논쟁거리다. 이스라엘은 미대사관이 수도인 예루살렘에 위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장차 완전한 독립국가로 인정받으면 예루살렘을 수도로 정하려 하기에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대사관을 옮기면 미 정부가 이스라엘 손을 들어주는 격이어서 팔레스타인도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13일과 15일 대사관 이전에 반대하는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트럼프에게 재고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서한에는 “(대사관을 이전하면) ‘2국가 해법’과 지역안정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2국가 해법은 양측이 서로를 인정하고 개별국가로 공존하는 평화방안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2국가 해법을 반대하는 극우 인사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주이스라엘 대사에 임명한 뒤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