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연합대학’ 바람… 2차 통합 시동?

입력 2017-01-11 20:53
국립대학들이 상호 경쟁력 향상을 위해 ‘연합대학’ 구축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연합대학은 광역권 국립대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기능과 역할을 재편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통합까지 모색한다. 10여 년 전 국립대 통폐합에 이은 2차 통합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릉원주대와 강원대는 11일 ‘강원도 국립대학교 연합대학 추진에 관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국립대 간 연합 추진 협약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양 대학은 앞으로 연합대학의 선도적인 모델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협약에 따라 두 대학은 교육과 연구·학생지도·지역사회·산학협력과 시설 이용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게 된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물리적 통합 없이도 자원 공유·교류를 통해 두 대학의 장점과 우수 분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선섭 강릉원주대 총장은 “두 대학은 대관령을 기준으로 영동과 영서에 각각 캠퍼스를 갖고 있다”며 “두 대학의 교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대는 군산대·전주교대 등과 ‘연합 대학’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전북대와 군산대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 말 교육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러브 콜을 받고 있는 전주교대는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용 전북대 기획조정본부장은 “국립대 스스로가 주도하는 실질적인 대학 교육의 질 제고와 경쟁력 강화 대책들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부경대·한국해양대·부산교대 등 3개 대학과 연합 체제 구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경북대와 대구교대, 충남대와 공주교대, 충북대와 한국교원대 등도 대학 간 협력과 통합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교육부가 국립대학 발전방안을 발표한 이후 빨라졌다. 교육부는 동일 권역 내 2개 이상의 국립대가 연합하고 혁신을 추진하면 파격적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교육부는 13일 충북대에서 국립대 연합대학 구축 모델을 신규 유형으로 포함한 국립대학 혁신지원(PoINT) 사업에 대한 공청회를 연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국국공립대학교노동조합은 “연합대학은 국립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2000∼2008년 정부 정책을 통해 전북대와 익산대, 전남대와 여수대가 합쳐지는 등 18개 국립대가 9개로 통폐합됐다. 전주·원주=김용권 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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