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정갑윤 탈당계 반려했다가 번복

입력 2017-01-11 18:06 수정 2017-01-11 21:38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반성·다짐·화합을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우택 원내대표, 인 위원장, 김문수 비대위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뉴시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전 대표와 정갑윤 의원의 탈당계를 반려하겠다고 밝혔다가 당내 반발에 10분도 채 안 돼 번복했다. 당 안팎에선 인 위원장의 갈팡질팡 행보를 놓고 “인적 쇄신이 아니라 친박 이미지를 벗으려는 탈당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 위원장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반성·다짐·화합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탈당 의사를 밝혔던 정갑윤 이정현 의원의 사표는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책임지는 모범적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곧바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조경태 의원과 김문수 비대위원이 반발했다. 조 의원은 “우리 당이 개혁의 길로 가려면 아픈 부위가 있어도 도려내는 개혁과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공개석상에서 중요한 인사 문제를 논의 없이 발표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인 위원장은 “제가 드린 말씀은 개인 의견”이라며 “한 번 당에서 의논하는 절차를 가져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인 위원장은 이용원 전 청년위원장에게 자신을 지지하는 성명서 발표와 당사 점거 시위를 종용한 내용의 녹취록 보도에 대해선 “‘청년이 기백을 갖고 (행동)해야 당이 산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사무처 당직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으나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려던 취지는 무색해졌다. 서청원 최경환 조원진 김진태 이장우 의원 등 친박계는 대거 불참했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서 의원이) 가겠다고 하는데 꽃가마 태워 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탈당 압박을 받는 서 의원에게 ‘명예 퇴진’의 길을 열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