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12일 귀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귀국이 임박한 반 전 총장을 끌어안아 정치권 ‘새판 짜기’에 본격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반 전 총장을 매개로 한 ‘뉴DJP(김대중·김종필) 연합’ 가능성에 대해 “대선 승리를 위해 (반 전 총장과)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반 전 총장을 향해서는 “‘뉴DJP 연합’의 중심인물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추켜세웠다.
‘뉴DJP 연합’이란 1997년 대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자민련 김종필 후보의 연합으로 승리한 것을 이번 대선에서 재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연결고리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제3지대’가 연합해 정권을 창출하자는 뜻이다. 그동안 국민의당 등 야권을 중심으로 거론된 뉴DJP연합론에 바른정당도 가세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이 저희들 후보가 된다면 가장 좋고, 저희들 후보가 안 된다면 연대라도 하는 것이 나라에 훨씬 도움이 되고 바른 방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당내에서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추후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와 단일화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둔 것이다. 그는 다만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은 0%”라고 일축했다. 그는 전날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외교부의 반 전 총장 귀국 의전 준비를 비난한 데 ‘과도한 시비’라며 반 전 총장을 엄호했다.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 영입을 고려한 대선후보 경선 룰도 고민하고 있다. 핵심은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다. 현실적으로 대선 전 전국적 당원 조직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여 인지도 높은 주자를 내세우자는 목소리가 높다.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당내 대선주자 대부분은 1∼2%대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바른정당, 潘에 노골적 구애
입력 2017-01-10 18:06 수정 2017-01-10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