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풍 막아라” 野주자들 줄줄이 충청행

입력 2017-01-10 18:05 수정 2017-01-10 21:15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9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당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10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야권 대선주자들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12일 귀국을 앞두고 충청권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른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하는 점을 감안해 충청발 ‘반풍(潘風)’ 차단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0일 대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방자치 강화와 과학기술 혁신을 골자로 하는 ‘충청 자치·혁신 선언’을 발표했다. 안 지사는 “광주에서는 통합 정신을, 강원도에서는 분단 현실에서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말씀드렸다”며 “제 고향 충청에서는 대한민국을 자치분권의 나라로 만들자고 제안드린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대통령과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정례적으로 협의하는 중앙·지방정부 지도자회의를 신설하고, 지방정부에 사법권과 자치경찰권 등 다양한 정부운영 권한을 주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전날도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 국회, 청와대, 대법원 등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행정수도 이전’ 이슈를 제기하며 충청권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도 반 총장 귀국 전날 충청 지역을 찾는다. 문 전 대표는 11일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천안에서는 장터를 방문해 지역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청주에선 기자간담회와 지역경제인 간담회를 연다. 문 전 대표 측은 미리 예정됐던 방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충청 출신이자 여권의 유력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반 전 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방문 아니냐는 시각은 여전하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5월에도 반 전 총장과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지역(경북 안동)을 방문해 비슷한 해석을 낳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방문 이후 첫 일정으로 지난 9일 충청 지역을 찾아 반 전 총장을 적극 견제했다. 그는 국민의당 대전·충청 시·도당 개편대회에 참석해 “충청은 국민의당의 고향”이라며 “처음 창당대회를 했던 곳이고, 카이스트 교수를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깊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1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2일 출범 예정인 국민주권개혁회의 진로에 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