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담당할 실무라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기자 제니퍼 그리핀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밥 워크(60) 국방부 차관에게 유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리핀은 “트럼프팀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워크의 유임을 요청했다”고 밝혀 워크가 차기 국방장관 내정자인 제임스 매티스에게 대북 정책을 핵심적으로 보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는 해병대에서 27년간 복역한 예비역 대령 출신으로 해군성 차관을 지냈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권인수위에서 활동한 것을 계기로 2014년 5월부터 차관을 역임해 왔다.
워크와 함께 차기 행정부의 새로운 한반도 담당자들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아시아 선임보좌관에 기자 출신 매튜 포팅어(43)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동아태) 차관보에는 랜달 슈라이버(49)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국방부 동아태차관보에는 빅터 차(57) 조지타운대 교수가 거명되고 있다고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이 WP 기고문에서 밝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공식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포팅어는 이미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사실상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준청문회를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플린의 추천으로 사실상 기용이 확정됐다.
포팅어는 중국 전문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베이징특파원을 지낸 뒤 해병대를 자원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다. 아프간에서 인연을 맺은 플린과 미국외교협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같이 쓸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국무부와 국방부의 동아태차관보로 각각 거론되는 슈라이버와 빅터 차는 아직 장관 후보에 대한 청문회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유동적이다.
슈라이버 전 부차관보 역시 중국 전문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한국계인 빅터 차는 부시 대통령의 NSC에서 아시아 보좌관을 지내고 현재 조지타운대 교수와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석좌를 맡고 있다. 차 교수는 북핵 해법과 관련해 중국 등 북한과 거래하는 제삼국의 기업을 미국이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필요성을 적극 제기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공화당 소속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대거 트럼프에 반대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지만 차 교수는 중립을 지켰다.
이들 외에 싱크탱크 아시아기업연구소(AEI)의 댄 블루멘탈 아시아국장과 카네기재단의 애슐리 텔리스 선임연구원도 국무부와 국방부의 동아태차관보 후보군에 올라 있다. 이 중 텔리스는 인도대사로도 거론된다.
트럼프는 백악관 NSC 조직을 현재 400여명에서 150명 정도로 대폭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 정책은 국무부와 국방부가 주도할 것으로 WP는 내다봤다.
로긴은 “트럼프가 기용하려는 면면을 보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검토하는 것 같다”며 “트럼프 역시 오바마의 아시아 중시 정책을 현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아주 잔혹한 정권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강하고 단호하게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발사에 대해 “개발을 못하도록 실험을 할 때 공해상에서 격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트럼프 정부 한반도 실무라인 윤곽… WP “면면 보면 對北 세컨더리 보이콧 유력”
입력 2017-01-11 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