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재(사진)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총회장은 지난해 9월 열린 제106차 총회에서 신임 총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교단장회의가 열릴 때마다 조속한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강조해왔다.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윤활유’ 역할을 자청하며 톱니바퀴가 어긋나지 않게 하는 데 공을 들였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단연코 ‘기도’라고 강조하는 유 총회장으로부터 한교총 출범의 시대적 당위성과 새해 교단 운영 계획 등을 들어봤다.
“한교총, 기득권 내려놓아야 사회에 희망 제시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해 위기를 맞은 겁니다. 지금이야말로 진정으로 하나 돼야 할 때입니다.”
6일 서울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총회회관에서 만난 유관재 총회장은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출범의 시대적 당위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한교총이 우리사회에 제시해야 할 두 가지 키워드로 ‘내려놓음’과 ‘희망’을 제시했다. “하늘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교회가 보여줄 때 비로소 희망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총회장은 한교총의 우선 추진과제를 ‘하나의 우산을 잘 쓰는 것’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교회 안에도 크고 작은 그룹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 사역해나가는 것처럼 교단의 규모를 떠나 일단 하나의 우산 안에 들어와 그 안에서 서로를 안아주고 배려하는 것이 비를 피하는 지혜”라고 밝혔다. ‘소규모 교단의 참여 및 역할’ 논란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의 통합 논의 과정에서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유 총회장은 “소위 주요 교단이란 테두리에 있는 교단들이 이익이나 권력을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고 서로 양보하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라며 “작은 교단 대표들과도 자주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교회를 아우르는 한교총을 세워나가는 지름길”이라고 역설했다.
기침은 지난 2일 제106-5차 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한교총 가입을 결의했다. 유 총회장은 “교단 내부적으로 대의원들 대부분이 ‘한국교회의 하나 됨’이란 대명제에 이견을 다는 사람이 없었고, 임원들도 전권을 위임해줘 교단장회의에서도 소신 있게 교단의 입장을 밝힐 수 있었다”고 지나온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 “기침 총회가 앞으로의 한국교회 연합 과정에서 크고 작은 톱니바퀴가 돌아갈 때 윤활유 역할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유 총회장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개혁과제로 ‘기도운동의 회복’을 꼽았다. 그는 “말씀을 중심으로 세워진 기독신앙의 터 위에 기도운동을 통해 부흥의 열매를 맺은 것이 그간의 한국교회 역사다. 지금은 그 중심축인 기도운동이 무너진 현실을 맞고 있다”며 “기도운동을 회복하는 게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발 맞춰 기침은 12일 충청권 광역별 기도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엔 호남권 기도회를 여는 등 전국 6개 권역에서 기도운동의 불을 지필 예정이다.
유 총회장은 ‘은퇴 목회자 노후문제 해결을 위한 은급시스템 정착’ ‘미자립교회 및 농어촌교회 지원’ 등을 교단의 새해 주요 사역방향으로 제시하며 “순교자적 열정으로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자”고 권면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새해, 총회장에게 듣는다 <5>] “한국교회 연합에 윤활유 역할”
입력 2017-01-10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