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육영재단 강탈사건 배후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부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신동욱(49)씨가 9일 참고인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신씨는 박 대통령 동생 근령씨의 남편이다.
이날 오후 1시56분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나타낸 신씨는 “육영재단에 대한 최씨 개입과 관련해 구체적 증거는 없지만, 복수의 증언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며 “특검에 준비한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지난 10년간 수집한 관련 문건들과 증거 자료, 녹음파일 등을 갖고 특검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2007년 있었던 육영재단 강탈사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동안 근령씨와 동생 박지만 EG 회장 간의 재단 운영권을 둘러싼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씨는 배후에 박 대통령과 최씨 부부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동원된 조직 폭력배 중 일부가 이듬해 열린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 유세 등을 따라다니는 걸 봤다고도 했다.
그는 최씨 일가가 1970, 80년대 육영재단 등을 매개로 박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이 그를 부른 이유도 그의 이러한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최씨 아버지 최태민씨는 육영재단 경영을 좌지우지하면서 상당한 재산을 빼돌린 의혹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최씨 관련자 약 40명에 대한 재산 내역 조회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하고, 최씨 의붓오빠인 재석씨에게 재산 목록을 제출받아 최씨 일가 재산 형성 과정을 역추적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신씨가 다른 부분을 진술할 수 있지만 현재 특검에서 확인하려는 부분은 육영재단 재산 형성 의혹에 한정된다”며 “(최씨 일가 재산과 관련해) 생각보다 양이 상당히 많다. 어느 정도 부분은 진행되고 있고 인력이 필요하면 보강해서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금감원에서 일부 자료를 받았다”면서 다만 “자료 확인 후 소기의 성과가 나오면 일률적으로 알려드리겠다. 현재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글=황인호 양민철 기자 inhovator@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육영재단 강탈 의혹 숨은 그림 찾아낼까
입력 2017-01-1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