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계란 164만개 들여온다

입력 2017-01-09 17:43

미국산 계란 164만개가 이번 주말에 국내로 들어온다. 신선란이 식용으로 수입되기는 사상 처음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계란값이 폭등한 데 따른 대책이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주 안으로 수입 계란이 항공기에 실려 주말쯤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첫 물량의 경우 검역 절차를 고려하더라도 설 명절 전 시장에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은 대체로 국내 시장 가격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수입산 계란의 단가 자체가 비싸므로 항공운송료를 지원해 국내 수준에 맞추려는 것”이라며 “업체 입장에서도 수입산을 국내산보다 비싸게 받는 것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내 가격 수준으로 들여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란을 수입해도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일 전망이다. ‘0% 관세’를 한시적으로 적용해주는 수입물량은 신선 및 가공 계란을 합쳐 9만8600t이다. 항공·선박운송 지원비로 책정된 예산은 9억원 정도다. 항공기로 들여올 경우 2000만개(배로는 2억개) 정도의 운송료만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다. 살처분 여파로 현재 하루 계란 부족량은 1300만개로 추산된다.

농식품부는 산란계 생산 기반이 회복되려면 최소 6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차관은 “계란뿐 아니라 산란종계(번식용 닭)를 수입하는 등 공급을 늘릴 것”이라면서도 “산란계가 30% 이상 살처분된 상태여서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현실적으로 한계는 있다”고 했다.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