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측근 김숙 방미… 반기문 ‘귀국 플랜’ 최종 조율

입력 2017-01-09 19:54 수정 2017-01-09 21:17

반기문(사진) 전 유엔 사무총장의 최측근인 김숙 전 유엔대사가 미국을 방문 중이며 반 전 총장에게 대선 전략과 국내 정치상황 등을 보고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김 전 대사는 오는 12일 귀국 예정인 반 전 총장에게 귀국 직후 일정과 메시지 등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 귀국에 대비한 마지막 보고가 미국에서 이뤄진 것이다.

반 전 총장은 국내에서 대선 캠프를 사실상 주도한 김 전 대사의 설명을 듣고 귀국 직후 대선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대사는 지난 6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 측 인사는 “김 전 대사가 미국에서 반 전 총장을 만나 그동안 준비했던 대선 전략과 일정 등을 보고하고 의견을 조율했다”면서 “다만 김 전 대사가 반 전 총장이 휴식을 취하며 대선 방안을 짜고 있는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의 산장에 함께 머물렀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김 전 대사의 보고로 귀국을 위한 마지막 채비를 마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전 대사는 광화문팀으로 불리는 ‘10인 전략회의체’를 이끌고 있다.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이 포함된 광화문팀은 대선 캠프의 컨트롤타워다. 김 전 대사는 광화문팀이 그동안 준비한 내용과 한국 정치상황 등을 종합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는 (반 전 총장보다) 먼저 들어갈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귀국 날짜를 밝히지 않았다. 김 전 대사가 빨리 입국해 반 전 총장의 귀국 준비를 총괄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 전 대사는 “전남 진도 팽목항 방문 일정은 반 전 총장이 귀국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귀국 직후 지하철을 이용해 귀가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확정된 것은 없다. 하나의 옵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반 전 총장은 일정과 관련해 국내에서 확인되지 않은 보도들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 인사는 “반 전 총장이 자신은 말조심을 하고 있는데, 참모들이 자가발전식으로 경솔한 언행을 하고 있는 데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12일 오후 귀국, 13일 아침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일정은 확정됐다. 이어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해 부친 선영을 찾고 고향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14일에는 충주로 이동해 모친 신현순(92) 여사에게 인사할 계획이다. 충주에서 환영대회가 예정돼 있으나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반 전 총장 측은 귀국 직후 팽목항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에 난감해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측은 팽목항이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곳이며, 봉하마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곳이라 방문을 앞두고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 인사는 “언론에 곧 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신중한 준비를 위해 일정을 조금 늦추는 것이 마치 가기 싫은 것처럼 비칠까 봐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하윤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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