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동부 치복의 여자중학교 기숙사에서 학생 276명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된 지 1000일이 지났다. 지금까지 81명만 탈출하거나 풀려났고 195명은 아직도 붙잡혀 있다. 대부분이 기독교도인 이 소녀들은 보코하람 대원과의 결혼과 임신, 이슬람 개종, 전투 가담, 테러, 다른 인질 살해 등을 강요받고 있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피랍 1000일째인 8일(현지시간)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눈물이 마르지 않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며 “우리 딸들이 더 많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4월 14일 보코하람 대원들이 치복의 기숙사에 들이닥쳐 여학생 276명을 집단 납치했다. 이 중 57명은 당일 가까스로 탈출했다. 이후 3명이 서로 다른 시기에 개별적으로 탈출한 뒤 나이지리아군에 구출됐다. 지난해 5월에 구조된 아미나 알리는 자신의 아기와 함께 있었다(사진).
지난해 10월에는 나이지리아 정부와 보코하람의 협상으로 21명이 풀려났다. 적십자와 스위스 정부가 중재한 협상이었다. 21명은 수감 중이던 보코하람 대원 4명과 맞교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나머지 소녀들도 곧 풀려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협상은 지금까지 진척되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사태 해결에 미온적이어서 ‘우리 소녀들을 돌려 달라(Bring Back Our Girls)’라는 글로벌 캠페인이 전개됐다. 이 캠페인을 이끄는 아이샤 예수푸는 “부하리 대통령의 친딸이 납치됐다면 지금처럼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겠느냐”며 조속한 구출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다룰 것을 촉구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달 말 보코하람 근거지인 보르노주 삼비사 숲에서 대규모 전투 끝에 보코하람 세력을 소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곳에서 피랍 소녀들은 발견되지 않았다. 보코하람은 여전히 나이지리아 외곽에서 산발적인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1000일… 사라진 보코하람 피랍 소녀들
입력 2017-01-10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