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대만 해바라기운동 주역들 만남

입력 2017-01-09 18:14
네이선 로 홍콩 입법회의원이 8일(현지시간) 홍콩국제공항에서 친중국 세력 단체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군중을 빠져나가고 있다. 옷이 해어지고 물을 맞아 젖은 모습. 데모시스토당 페이스북 캡처

중국이 대만과 홍콩의 독립세력을 ‘벽(중국)에 부딪치는 파리’로 비유하면서 결탁 시도는 결국 참패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양측 친(親)독립 성향 의원들은 보란 듯이 8일 공동 좌담회를 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양국 의원들이 ‘시대중지 자결역량(時代衆志 自決力量)’이라는 제목의 좌담회를 열고 교류시간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좌담회에는 반중 운동으로 정계에 입문한 정치인이 대부분이었다. 대만에선 2014년 반중 시위 해바라기운동을 이끌었던 황궈창 시대역량당 주석과 쉬융밍 입법위원이 참석했다. 홍콩에선 같은 해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의 주역 네이선 로 데모시스토당 주석 겸 입법회의원(국회의원 격)과 조슈아 웡 비서장, 에디 추 입법회의원 등 범민주파 의원들이 참석했다.

해바라기운동과 우산혁명 세력의 만남을 양측 친중 세력은 곱게 보지 않았다. 홍콩 입법회의원이 전날 타이베이 타오위안공항에 도착했을 때 극우 애국동심회 등 약 200명은 공항에서 ‘중화민족의 쓰레기’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입국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의원들이 이튿날 홍콩에 귀국했을 때도 친중 세력은 물을 뿌리고 옷을 찢으며 폭력을 가했다.

대만과 홍콩에서 의원들에 가해진 폭력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은 “폭력은 문명사회에서 의견을 표출하는 방법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데모시스토당도 홍콩에서 벌어진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경찰 조사를 촉구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