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도 ‘하이킥’… 세계 최대 용량 8GB D램 출시

입력 2017-01-09 17:43 수정 2017-01-09 21:13

전 세계 스마트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이 고용량 신제품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반도체 시장 호황과 맞물려 당분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의 선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단일 메모리칩 세계 최대 용량인 8GB(기가바이트) LPDDR4X 모바일 D램을 출시했다고 9일 밝혔다. LPDDR4X는 기존 LPDDR4보다 전력효율을 20%가량 개선한 제품이다. 크기도 30% 이상 줄였다. 스마트폰 배터리 수명 연장, 부피 감소 등에 도움이 된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해 10월부터 10나노급 공정의 8GB LPDDR4, LPDDR4X 양산에 돌입한 바 있다.

D램 시장 세계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용량 메모리 양산에 돌입하면서 스마트폰 메모리 용량 경쟁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직 삼성전자나 애플보다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고사양 경쟁을 벌이는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도 화웨이와 계약했고 샤오미, 레노버 등 기존 고객들도 요청이 있을 경우 대량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7 사태 반전을 노리는 삼성전자가 파격적으로 갤럭시S8에 8GB 메모리를 탑재할 경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스마트폰 모바일 D램 평균 용량은 올해 3.5GB에서 2020년 6.9GB로 연평균 2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사양 스마트폰 중 8GB 제품 비중은 2020년 6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물인터넷(IoT)이 활성화하면서 모바일 D램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반도체 업체에는 고무적이다.

모바일 D램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모바일 D램 시장에서 한국 업체 점유율은 87.3%에 달한다. 1위 삼성전자가 64.5%, 2위 SK하이닉스가 22.8%다. 지난해 2분기 86.7%보다 점유율이 0.6% 포인트 상승했다. 마이크론(미국), 난야·윈본드(대만) 등 다른 나라 업체들과 기술 격차가 최소 1년 이상이어서 점유율이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1분기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반도체 업계의 호황이 계속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9조2000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4분기에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조원 복귀는 2015년 3분기(1조3832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