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서 상위권 싸움 불 지핀다… ‘캡틴’ 양동근·양희종 부상 복귀한 모비스·KGC

입력 2017-01-10 05:07

울산 모비스와 안양 KGC가 올 시즌 프로농구(KBL)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천군만마를 얻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양 팀의 주장 양동근(모비스)과 양희종(KGC)이 상위권 싸움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양동근은 지난 7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 복귀했다. 지난해 10월 22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왼쪽 손목에 골절상을 입은 지 77일 만이다. 양동근은 리그 선두 삼성을 상대로 13점(3점슛 2개) 6어시스트를 올리며 코트를 휘저었다. 8일 원주 동부전에서는 10점(3점슛 2개)을 올리는 등 두 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의 3연패 뒤 2연승을 이끌었다. 모비스는 주전 포인트가드 양동근 가세 후 5할 승률(14승 14패)을 맞추며 4위 동부(16승 12패)와 승차를 2경기로 좁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위권 두 팀을 연달아 격파한 것도 의미가 크다.

모비스는 활기를 되찾았다. 양동근이 공수 조율은 물론이고 동료 선수들의 입맛에 맞게 패스를 찔러주다보니 팀 전체가 살아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는 양동근과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로드는 양동근이 복귀하기 전 3경기에서 평균 16점에 그쳤으나, 7일 경기에서 37점을 폭발시켰다. 이날 경기 후 로드는 양동근에 대해 “농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선수다. 코트 안에서 감독 역할을 한다”고 추켜세웠다.

모비스는 이달 말 상무에서 전역하는 가드 이대성과 부상 복귀 예정인 신인 센터 이종현이 가세하면 단숨에 상위팀 위협을 넘어 우승 전력을 갖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동근이 복귀한 날 KGC 주장 양희종도 돌아왔다. 양희종은 지난달 3일 삼성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 부상 당해 한 달여 가량 자리를 비웠다. 양희종은 지난 7일 창원 LG전에서 13분만 코트를 밟았다.

KBL 최고의 수비 스페셜리스트인 양희종이 가세하자 KGC의 전투력은 배가 됐다. 양희종은 득점보다는 개인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극강의 수비력으로 팀에 기여한다. 이날 3쿼터에 LG 외국인 선수 마리오 리틀을 수비하며 단 1점만 내줬다.

양희종이 상대 에이스의 공격을 잠재운 사이, KGC는 공격성향이 강한 이정현, 데이비드 사이먼, 키퍼 사익스 등이 점수차를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양희종의 탄탄한 수비 덕분에 KGC는 상대실책을 유도한 뒤 여러 차례 속공도 나왔다. 9일 현재 2위 KGC(19승 8패)는 1위 삼성(20승 7패)을 1경기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