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라디오 진행자로 나선 배우 박중훈 “배철수와 경쟁? 음악지식 얕아 부담없어”

입력 2017-01-09 19:50

영화가 현실이 됐다. 2006년 개봉해 18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라디오스타’. 이 작품에서 왕년의 인기 가수이자 라디오 DJ 최곤 역을 연기한 배우 박중훈(51·사진)이 진짜 라디오 진행자로 나섰다.

9일 오후 6시5분 KBS 해피FM(106.1㎒)을 통해 8시까지 첫 방송된 ‘박중훈의 라디오스타’를 통해서다.

박중훈은 첫 방송을 앞두고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송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퇴근시간대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많은 청취자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방송, 마음을 열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DJ를 맡게 된 뒤 가장 먼저 (영화 ‘라디오스타’의 각각 감독·주연이었던) 이준익 감독님과 안성기 선배님께 전화를 드렸어요. 두 분 모두 ‘중훈이 너한테 맞는 일을 하게 됐구나’라며 기뻐해주시더군요. 영화 ‘라디오스타’처럼 많은 분들이 무장해제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박중훈이 라디오 진행자로 나서는 게 처음은 아니다.

87년에는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90년에는 ‘박중훈의 인기가요’를 각각 1년씩 진행했다. KBS 라디오를 통해 전파를 탄 두 프로그램은 라디오에서는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밤 10시에 방송됐다. 박중훈은 “당시는 밤늦게 하는 방송이어서 육체적으로 피곤했다. 하지만 ‘라디오의 전성기’여서 행복하게 일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박중훈의 라디오스타’는 MBC FM4U(91.9㎒) 장수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방송 시간대가 겹친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처럼 팝송을 다룬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국내 대표적인 DJ 배철수와 맞대결을 펼치는 것에 부담은 없을까. 박중훈은 이런 질문에 “음악적인 지식이 얕다는 것에 스스로 부담을 갖진 않을 것”이라며 “친숙한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는 DJ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저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긴장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어젯밤부터 가슴이 조여 오더군요(웃음). 제 경험상 무대에 오르기 전이 가장 떨리는 거 같아요. 방송을 시작하고 시간이 흐르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작진은 “많은 방송사들이 그동안 박중훈을 DJ로 캐스팅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냈을 텐데 KBS를 선택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원섭 KBS 라디오프로덕션 부장은 “팝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분도 즐길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면서 “40, 50대 이상 청취자를 염두에 둔 방송이지만 특정 세대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